
폐렴 진단을 받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한때 호흡곤란 증세를 보이는 등 병세가 계속 위중한 상황이라고 교황청이 22일(현지시간) 밝혔다.
교황청은 이날 오후 성명을 통해 "교황의 상태는 여전히 위중하다"며 "따라서 어제 설명한 바와 같이 교황이 위험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상태"라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현재 폐렴 진단을 받고 9일째 입원 중이다.
AP통신에 따르면 교황청이 교황의 병세를 설명하다 '위중하다'는 표현을 공식적으로 사용한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교황청은 "교황이 오늘 오전에 천식과 비슷한 지속적 강도의 호흡곤란을 보여 고용량 산소 치료를 받았다"며 "오늘 혈액 검사에서 빈혈과 연계된 혈소판 감소증 역시 나타나 수혈을 했다"고 설명했다.
병세가 다소 악화하기는 했으나 프란치스코 교황은 아직 의식은 있는 상태다. 그는 병실에서 주변에 반응하며 일상을 소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교황청은 "교황이 의식이 있고 오늘은 안락의자에서 보냈지만 어제와 비교할 때 더욱 피곤한 상태였다"며 "현시점에서 향후 상태(예후)는 계속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의료진은 올해 88세인 프란치스코 교황의 나이와 건강 상태, 기존 폐 질환 등을 고려해 위험한 상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교황의 담당의 세르지오 알피에리 박사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교황이 양쪽 폐에 앓고 있는 폐렴으로 겪을 수 있는 패혈증이 가장 큰 위협이라고 밝혔다.
알피에리 박사는 "(기존) 호흡기 문제와 그의 연세를 고려하면 그가 패혈증에 걸린다면 회복하기 정말 어려울 것"이라며 "교황이 자신의 상태가 위중하다는 점을 알고 있으며 이런 사실을 전하라고 우리에게 말했다"고 말했다.
전날 기준으로 의료진이 교황에게 패혈증 징후는 없었다며 복용 약물이 잘 듣고 있다고 설명했지만 이날 혈소판 감소증이 나타난 점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혈소판 수치 감소는 약물의 부작용이나 감염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교황의 모든 외부 일정은 의료진의 권고에 따라 23일까지 취소됐다. 교황은 바티칸 성베드로광장에서 열어오던 주일 삼종기도를 지난 16일에 이어 23일에도 집전하지 못하게 됐다.
한편, 교황청은 건강이 악화한 교황이 사임할 수 있다는 소문에 대해 반박에 나섰다.
교황청 국무원장인 피에트로 파롤린 추기경은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이 사임한다는 소문에 "불필요한 것"이라며 "중요한 것은 교황의 회복과 복귀"라고 강조했다.
파롤린 추기경은 "이런 상황에서 통제되지 않은 루머가 퍼지고 몇몇 잘못된 발언이 나오는 건 일반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며 "(사임과 관련한)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 지금까지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건강 등의 이유로 생전에 자진 사임한 전임자 베네딕토 16세 교황을 높이 평가해 왔다. 또한 건강 악화로 직을 수행하지 못하게 될 경우를 대비해 사임 서한을 작성해 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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