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美 통상협상 압박에 '전략적 침묵'...통합·소통 주력

  • 트럼프 "친구가 적보다 나빴다"…압박 강화에도 침묵으로 패 숨겨

  • 이시바 "깔보는데 못 참아"…일본과 상반된 '전략적 인내'로 대응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 한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식당을 찾기 전 SNS에 식사 계획을 알리며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내수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11일 저녁 서울 광화문 인근 한 식당에서 식사를 마친 후 나오고 있다. 이 대통령은 식당을 찾기 전 SNS에 식사 계획을 알리며 "민생회복 소비쿠폰 정책이 내수 진작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미국의 통상협상 압박 강화에 '전략적 침묵'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관세 및 방위비 분담 등 미국발 통상 현안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국민 통합과 소통에 집중하고 있다. 협상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1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가오는 관세 시한에 대해 세계 각국에 조언할 것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자 “우리는 매우 오랫동안 친구와 적 모두에게 이용당해 왔다. 솔직히 말해 많은 경우 친구가 적보다 나빴다”면서 “열심히 (협상에) 임하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간) SNS에 공개한 관세 서한에는 한국과 일본 등 미국의 주요 우방국이 포함돼, 동맹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압박 수위를 높여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뜻을 거듭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을 강화함에 따라 통상협상 대상국에서는 반발이 속출하고 있다. 특히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깔보는데 참을 수 있겠나. 동맹국이라도 할 말은 정정당당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며 이례적으로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오는 2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어 통상협상 압박에 대한 초조함이 강경 대응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대통령실은 공식 입장을 자제하며 대응을 최소화하고 있다. 일본과 달리 당면한 선거가 없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만큼 전략적 인내로 국익을 극대화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의 인내는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9일 미국에서 귀국한 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이 대통령은 10일 취임 후 첫 NSC(국가안전보장회의) 회의를 주재하고 현안을 점검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관계 복원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통상협상과 관련한 대외 발언은 삼갔다. 미국의 심기를 자극하지 않고 협상 전략도 노출하지 않기 위함이다.

또 이 대통령은 통합과 소통에 집중하며 국민적 시선을 돌리고 있다. 지난 7일 유흥식 추기경을 접견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교황청의 역할을 당부했고, 9일에는 7대 종교 11명의 지도자들과 오찬에서 사회갈등 완화에 종교계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어 11일에는 원로 언론인인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 정규재 전 한국경제 주필과 오찬 회동에서 국민 통합 방안을 논의했다. 저녁에는 광화문 인근 고깃집에서 외식하며 시민들과 만나 직접 소통에도 나섰다. 이는 통상협상이 본격화되는 과정에서 우리의 조급함을 드러내지 않기 위한 전략적 행보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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