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배터리 3사가 '2025 인터배터리' 전시회에서 차세대 배터리 기술을 시연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한다. 중국 BYD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가 급격히 자동차 시장을 잠식하는 가운데 세 회사는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원통형 배터리로 맞불을 놓을 계획이다.
24일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다음 달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국내 최대 배터리 전시회인 인터배터리 2025가 열린다. 올해로 13회를 맞이한 이번 행사에는 글로벌 배터리 업체를 필두로 소재·부품·장비 등 총 688여개의 관련 기업이 참가한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도 579개 기업이 참여한 지난해보다 참가 기업이 늘어나며 배터리 산업에 관한 높은 수요를 증명했다.
이동기 코엑스 대표이사는 "인터배터리는 신기술과 신제품을 선보이고 업계 현안을 공유하며 협력 기회를 모색하는 중요한 지식·비즈니스 플랫폼'이라며 "배터리와 전기차에 대한 신뢰를 높이고 정부와 국회에 산업의 중요성을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3사는 원통형을 차세대 기술로 집중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글로벌 전기차·ESS 시장을 선도할 계획이다. 원통형 배터리는 고효율을 바탕으로 전기차 생산 비용을 절감하고 더 긴 주행 거리와 사용 시간을 제공해 전기차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유지보수 비용도 다른 형태 삼원계 배터리보다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전시회에서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인 46 시리즈를 처음 공개한다. 46 시리즈 셀 라인업(4680·4695·46120)은 기존 2170 배터리보다 에너지와 출력을 최소 5배 이상 높여 원통형 배터리 시장의 게임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제조를 넘어서 에너지 순환 전반의 생태계에서 무궁무진한 비즈니스 기회를 창출할 계획이다.
삼성SDI는 기존 배터리 대비 출력을 대폭 강화한 '50A급 초고출력 원통형 배터리'를 전시할 예정이다. 이 배터리는 전극 끝부분을 여러 개의 탭으로 가공해 전류의 경로를 확장시키는 탭리스 디자인을 적용, 업계 최대 출력을 실현했다. 탭리스 디자인은 기존 탭 방식보다 전류 흐름을 효율적으로 분산시켜 과열을 방지하고 출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이 배터리는 전동공구와 같은 주요 사용처에서 동일 용량 배터리 대비 출력을 최대 40% 향상시켜 작업 효율성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SK온은 3대 배터리 폼팩터(파우치형·각형·원통형)를 모두 전시하며 가격 경쟁력과 성능, 수명 안정성을 고루 갖춘 고전압 미드니켈 배터리를 처음 공개한다. 미드니켈 배터리는 니켈 함량이 50~70%인 NCM 양극 소재를 사용하는 배터리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 트렌드 변화에 맞춰 SK온의 배터리 폼팩터 및 케미스트리 다변화 전략을 선보일 예정이다. SK온 관계자는 "이번 전시회를 통해 혁신 기술과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맞춘 배터리 전략을 공유할 것"이라고 밝혔다.
배터리 3사가 차세대 배터리를 강조하는 배경에는 CATL, BYD 등 중국 배터리 업체의 시장 점유율 확대에 따른 위기감이 있다. 특히 올해 인터배터리 2025에 처음 참가하는 BYD는 전기차와 배터리 사업을 모두 영위하고 있으며 저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BYD는 전 세계적으로 14.8GWh의 배터리 사용량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17.6% 성장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은 "배터리 업계는 기술 경쟁, 중국의 저가 공세,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불확실성이라는 삼중고에 직면했으나 기업들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며 "미국의 배터리 수입 의존도가 70% 이상 중국에 집중돼 있어 독자적인 공급망 구축이 시급하다. 한국 기업들의 현지 생산이 미국의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글로벌 공급망 재편의 기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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