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1~2월 누적 수출액은 1017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감소했다.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여파로 1월 수출액은 10.3% 줄었고 지난달에는 1% 늘었다.
주요 수출 품목들의 수출이 감소한 영향이 크다. 지난달 15대 수출 품목 중 무선통신기기(42.3%), 컴퓨터(28.5%), 자동차(17.8%), 바이오헬스(16.1%)를 제외한 나머지 11개 품목에서 수출액이 쪼그라들었다.
특히 우리나라 수출 일등 공신인 반도체 수출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96억 달러로 1년 전보다 3% 줄었다. 반도체 수출이 마이너스를 보인 것은 2023년 10월(-3.1%) 후 16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5월부터 올해 1월까지 이어진 '월 100억 달러 이상 수출 플러스 행진'도 멈춰 섰다.
여기에 지난해 호황에 대한 기저효과 영향도 크다. 산업부 관계자는 "역대 2월 기준 반도체 수출액은 3위"라며 "다만 2위가 지난해 2월(99억 달러)에 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역대 2월 기준 반도체 수출 1위는 2022년 104억 달러다.
반도체를 비롯해 석유제품(-12.2%), 이차전지(-9.6%), 철강(-4.4%)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석유제품의 경우 휘발유 등 국제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주요 정유사의 정기 보수 일정으로 생산 물량이 감소하며 수출이 줄었고 철강도 글로벌 공급과잉에 따른 가격 하락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며 전체 수출 증가폭을 끌어내렸다.
문제는 트럼프 행정부가 예고한 철강 등에 대한 관세가 발표됐을 뿐 아직 적용은 되지 않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7일(현지시간) 이달 4일부터 이미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중국에 1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동시에 보류해뒀던 캐나다·멕시코에 대한 25% 관세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한국에 대한 직접적인 조치는 아니지만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로 중국 내 생산량이 감소하면 반도체 등 한국의 대중 중간재 수출도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경제를 지탱하던 수출마저 증가세가 꺾여 가뜩이나 취약한 한국 경제에 경고등이 켜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미국의 관세 부과가 아직 본격화하지 않았음에도 올해 누적 수출 실적은 좋지 않게 나왔다"며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올해 수출 전망이 어둡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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