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이동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AI 중심으로 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탈통신’ 선언 이후 뚜렷한 성과가 없었던 가운데, AI 기술을 데이터센터(DC)와 에이전트 서비스에 접목해 실생활에서 활용성을 극대화하고, ‘수익 창출형 AI’로 B2B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4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MWC2025가 본격적인 막을 올린 가운데, 이번 전시에서 통신 3사가 소개한 AI 기술과 미래 사업 비전이 가시적인 성과를 만들어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MWC에서 나온 SKT의 AI 피라미드 2.0 등과 같은 사업 비전은 이미 기업설명회(IR)에서 나온 이야기"라면서도 "AIDC의 경우 이통3사의 시장 점유율이 전체 70%에 달할 정도로 이미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AI에 대한 수요가 전 세계적으로 커지면서 통신사들의 영향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공공기관, 기업 등이 AI 관련 사업 콘텐츠를 핵심으로 내놓고 있는 만큼, 이미 통신 인프라를 구축한 통신사들이 중간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들은 우선 B2C(소비자 간 거래)보다는 B2B 시장을 공략해 나가며 AI 시장 점유율을 넓혀 나가고 있다. 5G 기술이 상용화된 이후 사실상 소비자들이 그 이상의 수준을 경험할 수 없는 만큼, 기업은 B2B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 통신업계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날 KT는 위성 및 양자, AI 네트워크를 6G 핵심 기술로 낙점하고 관련 기술 확보에 나서겠다고 MWC를 통해 밝혔다.
이원열 KT 미래네트워크연구소 액세스망연구담당은 “KT는 일상 생활과 산업 전반에 있어 디지털 혁신과 재난 및 재해 대비, 고객정보보호, 탄소 중립 이행 등 통신서비스의 강화된 사회적 책임에 기여할 수 있는 6G 네트워크를 준비한다”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위성 및 양자통신, AI 기술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유영상 SKT 대표도 전날 MWC2025 기자간담회에서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해 비수도권 지역에 GPU 6만장, 소비전력 100MW급 하이퍼스케일 AIDC를 구축하겠다"면서 "이는 회사 AI 전략의 핵심 인프라가 될 것이며 향후 규모를 1~2GW급으로 확대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 거점화까지 구상 중"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전날 LG유플러스도 구글, 구글 클라우드와 MWC25 현장에서 AI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방위 협력안을 발표했다. 이번 협력을 통해 LG유플러스는 구글 클라우드와 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활용, 자사 AI 서비스 ‘익시오’의 기능을 확대할 계획이다. 통화 에이전트 서비스인 익시오는 제미나이를 활용해 통화 맥락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고, 상황에 맞춘 통화 내용 요약 및 추천 행동 제안 등 기능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LG유플러스는 구글 클라우드가 제공하는 AI 기술을 활용해 익시오의 서비스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멀티모달 AI를 비롯한 구글 클라우드의 생성형 AI 등을 활용해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를 개발하고 익시오에 적용할 계획이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소비자 관점에서는 이통3사의 AI 시장 공략이 크게 와닿지 않을 수 있다"면서 "데이터센터는 통신사의 AI 기술을 통해 전기요금을 아끼고, 쿨링 기술을 효율적으로 돌리는 등 통신3사는 기업들이 AI 사업을 하는 데 자사의 관련 기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향후 소비자들이 AI 서비스에 더 빨리 접근할 수 있도록 일종의 게이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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