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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에도 물가 끌어 올린 기름값...유류세 인하 조치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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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진 기자
입력 2025-03-06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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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수 감소 vs 물가 안정…전문가 "스태그플레이션 피하려면 연장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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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지난달 기름값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린 가운데 유류세 인하 조치를 두고 정부의 고심이 커지고 있다. 다음달 유류세 인하 조치 종료를 앞두고 물가 안정과 세수 확보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2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08(2020=100)로 1년 전보다 2.0% 올랐다. 석유류가 1년 전보다 6.3% 오르면서 물가 상승을 견인했다. 구체적으로 보면 휘발유와 경유가 각각 7.3%, 5.3% 오름세를 보였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 이날 "지난해 동월과 비교해 보면 국제유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며 "고환율 상황과 유류세 인하폭 축소 등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말 종료 예정인 유류세 인하 조치를 다음달 말까지로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휘발유와 경유 인하율은 각각 15%와 23%로 유지됐다. 유가 상승·고환율 여파로 1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 만에 2%대에 재진입하자 부담을 덜기 위한 취지다. 

문제는 유류세 인하 조치를 추가적으로 연장하면 세수가 크게 줄어든다는 점이다. 유류세가 포함된 교통·에너지·환경세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를 제외하고 가장 큰 세목이다. 앞서 정부는 올해 교통·에너지·환경세수가 15조1048억원 걷힐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에는 유류세 인하 폭을 줄인 후 하반기에는 인하 조치를 종료하는 상황을 가정한 추정치다. 하지만 유류세 인하 조치가 길어지면 세수가 세입예산을 밑돌 가능성이 높아진다. 

올해 연말까지 기름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정부는 딜레마에 처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초 보고서를 통해 올해 서부텍사스산원유(WTI)와 브렌트유 등 국제 유가가 지난해와 비슷한 배럴당 70~80 달러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환율이 1400원 중반으로 지난해보다 크게 오르면서 실질적인 도입 가격은 크게 오를 수 있다.

기름값이 물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국제 유가의 변동성이 축소 될 때 가격 안정화 조치를 정상화하는 것에 대한 방향성은 부정할 수 없다"고 하면서도 "시점을 언제로 정해서 환원할지 유가와 물가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물가 안정을 위해 유류세 연장 조치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에너지 가격이 오르면 농산물, 공산품 등 모든 항목의 물가가 다 오른다. 경기가 침체된 상황에서 물가가 오르면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며 "교통·에너지·환경세 분야의 세수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하반기까지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는 게 적절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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