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도봉구 방학동에 위치한 A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노도강은 대출 규제가 본격화된 작년 하반기 이후로 중저가 중심의 급매 또는 저가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강남 불장’과는 거리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잠·삼·대·청(잠실·삼성·대치·청담)’ 등 송파·강남발 집값 상승세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비강남권으로 옮겨붙고 있지만, 서울 외곽지역인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에는 여전히 찬바람만 불고 있다. 대출을 활용한 실거주 수요가 많고 시세보다 낮은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서다.
아직까지 상승보다 하락 거래 비중이 높은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추가적으로 금리가 인하되면 노·도·강 역시 주요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투자수요가 몰려 집값이 반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자난달 19일 3억9000만원에 매매거래된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9단지 41㎡는 같은 달 24일 이보다 3000만원 떨어진 3억6000만원에 거래가 체결됐다. 도봉구 방학동 극동아파트 84㎡의 경우 지난달 4일 4억4000만원에 손바뀜됐다. 같은 면적대 직전 거래가인 4억6000만원보다 2000만원 하락한 금액이다.
잠실이 속한 송파구 아파트 가격이 3월 첫째 주 0.68% 오르며 7년 1개월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을 보인 것과 달리, 노도강은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1~2월에 계약돼 이달 7일까지 거래 신고된 서울 아파트의 55%가 지난해 11∼12월 거래가보다 상승했으나, 노원구의 경우 40%에 불과해 서울 평균을 크게 밑돌았다. 25개 자치구 가운데 가장 낮은 비중이다. 도봉구와 강북구의 상승 거래 비중도 각각 48%, 53%에 그쳤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대출을 활용한 실거주 수요가 많은 노도강 지역은 금리 부담이 여전히 높기 때문에 매수 수요가 제한적"이라며 "앞으로도 강남권 및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등 대형 개발 호재가 있는 지역과의 경쟁에서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금리 인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실거주 수요가 많은 지역의 아파트 값이 반등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에서 새로 취급된 주택구입자금 목적의 신규 주택담보대출은 7조4878억원 규모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은 대출)' 열풍이 한창이던 지난해 9월(9조2088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금리 인하가 시작된 상황에서 (오는 7월 예정된) 3단계 스트레스 DSR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며 "실거주 수요가 많은 지역의 아파트 값이 더 오를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일부 재건축 추진 단지를 중심으로 집값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무르익고 있다. 노원구의 경우 상계주공5단지가 올해 상반기 재건축 시공사를 선정할 예정이며, 상계주공10단지는 앞서 지난해 말 정밀안전진단을 통과한 바 있다. 노원구 상계주공 인근 공인중개사 B씨는 "최근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서초와 강남에서 온 고객들의 매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 금리 인하까지 겹치면 실거래 수요와 더불어 투자 수요까지 크게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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