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이세이(平成) 이후 최대 규모’인 일본 혼슈 북동부 이와테현 오후나토시(市)에서 발생한 초대형 산불이 9일 진압됐다. 헤이세이는 아키히토 전 일왕(천황) 재임 기간인 1989년 1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사용된 연호로, 30년만에 일본에서 가장 피해가 큰 산불로 기록됐다.
이번 산불로 오후나토시 면적의 9%에 해당하는 약 2900㏊가 소실되고 주택 등 건물 약 210채가 피해를 봤다. 인명피해는 적었지만 피난 대상은 한때 약 4600명에 달했다. 이전까지 피해 면적이 가장 컸던 화재는 1030㏊가 소실된 1992년 홋카이도 구시로시(市) 화재로 알려져 있다.
9일 교도통신과 일본 공영 NHK 방송 등에 따르면 오후나토시 당국은 지난달 26일 시작된 대규모 산불이 11일 만인 이날 진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초대형 산불의 배경으로는 ‘기후변화’가 지목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닛케이) 신문은 “일본 국내 산불은 1970년대를 정점으로 전후 조림한 인공산림이 자라면서 감소 추세”이지만 “올겨울은 태평양 쪽 공기가 건조해 산불이 발생하기 쉬운 기상 조건이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테현의 지역 특성도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와테현은 면적이 넓은 데다 산림 비율이 77%로, 혼슈에서 가장 넓은 ‘산림현’으로 유명하다. 눈이 내리지 않으면서 낙엽이 타기 쉬운 환경인 것이다. 2017년 5월에는 이 지역 가마이시시(市)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413㏊가 소실되기도 했다. 화재 지역은 이처럼 겨울 강수량이 적어 대기가 건조한 상태가 지속되면서 산불 피해가 확대됐으나 이달 5∼6일 눈과 비가 내리면서 불길이 잡혔다.
2013년 이후 일본에서는 연평균 735ha 면적의 산불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나 이번 이와테현 산불 피해 면적은 2900ha로 최근 10년 평균 대비 3배에 달했다.
한편 이번 이례적인 일본의 대형 산불은 지난 1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산불사례와 마찬가지로 전 세계적으로 산불 규모가 점차 증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 세계적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면서 대기 순환에 영향을 주고, 건조하고 강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파리 기후변화 협약 시나리오 분석 결과에 따르면 기온이 섭씨 2.0도 상승할 경우 우리나라와 일본을 포함한 여러 지역의 산불 발생 위험도는 최대 13.5%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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