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건설사들이 선별 수주 기조를 강화하면서 서울 지역 내 수주 격전지에서는 대형 건설사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반면, 규모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재건축 사업장은 유찰 및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등 정비사업 현장 간 양극화가 심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이달 12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하는 강남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사업에서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리턴매치’를 펼칠 가능성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사는 올해 초 한남4구역 재건축을 놓고 치열한 승부를 펼친 바 있다. 지하 5층~지상 35층, 2689가구를 조성하는 개포주공 6·7단지 재건축 사업은 개포동 마지막 재건축 단지로 꼽히며 총 공사비는 1조5319억원에 달한다.
국내 시공능력 1·2위인 양사는 오는 9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열 예정인 압구정 2구역에서도 맞붙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사비 2억4000억원 규모의 압구정 2구역 재건축 사업은 압구정 지구 내 재건축 사업 진행 속도가 가장 빨라 대형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곳이다.
올 연말 시공사를 선정하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성수1지구 정비사업에는 현대건설과 GS건설이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올해 3분기 내 시공사 선정을 마무리하는 여의도 대교아파트도 수주 경쟁이 예상된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같은 강남권의 재건축·재개발 사업장도 온도차가 감지된다. 공사비 인상 등 건설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수익성을 고려하며 선별수주에 나서면서 시공사 선정이 유찰되거나 수의계약으로 전환되는 사례도 종종 있다.
봉천 14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8일 총회를 열어 수의계약 입찰에 단독 참여한 GS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앞서 지난 4일 진행된 잠실 우성 1·2·3차 재건축 시공사 입찰의 경우 GS건설만 참여하면서 유찰됐다.
건설사들의 선별 수주 배경은 경기 침체 상황에서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는 수주전에 참여했다가 경쟁에서 패할 때 생기는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공권을 따내지 못하면 최소 수십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이 넘는 비용을 날리는 경우도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특히 사전에 경쟁사가 공을 들인 곳이라면 더더욱 리스크를 떠안을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 떨어지는 단지들은 수의계약마저 주저하고 있다"며 "사업을 따낼 수 있다는 확신이나 확실한 이득이 없다면 수주 경쟁에 뛰어들지 않으려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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