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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떠나고 50대 버티고...게임업계 조로(早老)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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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서현 기자
입력 2025-03-12 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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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업 1세대만에 성장 동력 떨어진 게임업계...일부는 채용 연계형 통해 신입 확보에 힘써

그래픽아주경제
[그래픽=아주경제]

게임업계가 빠르게 늙어가고 있다. 비유가 아니다. 2030 신입 직원 채용은 줄고 업계 1, 2세대를 이끌어 가던 50대는 회사에 눌러앉으며 ‘조로(早老) 현상’을 겪고 있다. 매번 말로는 신규 지식재산(IP)을 확보하겠다고 외치지만 일정 매출이 보장된 재탕, 삼탕 게임만 내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11일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2024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게임 업체들의 20대 직원 수는 2020년 3만5787명에서 2022년 2만4822명으로 줄었다. 연평균 감소율은 16.7%에 달한다. 2023년과 2024년의 경우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지만 순감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청년기본법상 '청년(만 34세 이하)'으로 범위를 넓혀봐도 감소 추세는 이어진다. 2020년 5만3814명이었던 청년 종사자는 2021년 5만765명, 2022년 4만5860명으로 연평균 8.7% 감소했다. 

반면 50대 이상 종사자 수는 2020년 2854명에서 2021년 3100명, 2022년 4612명으로 늘고 있다. 35세 이상 종사자는 같은 기간 52.1% 증가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게임산업의 연령별 종사자 통계가 처음 집계된 2011년과 비교하면 더욱 두드러진다. 2011년 당시 34세 이하 청년층 비율은 전체 종사자의 66.4%에 달했으나, 2022년에는 54.3%로 낮아지면서 10년 새 12.1%포인트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게임 업계가 오랜 보릿고개를 넘어오며 장기 침체기를 겪고 이로 인해 신입 채용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이유로 든다. 개발 업무 특성상 프로젝트에 즉시 투입 가능한 경력직을 선호하는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일부 주요 게임업체의 경우 1990~2000년대 IT 붐과 함께 창업 1세대 멤버들이 여전히 개발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게임산업은 특성상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문화가 중요하다.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 업계에서는 이런 조로 현상이 한국 게임산업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한다.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한국 게임산업의 역사를 고려할 때 업력 대비 지나치게 빠르게 노령화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인력 구조가 고령화될 경우 높은 숙련도로 인해 게임 개발 일정은 앞당길 수 있지만 혁신 속도는 둔화할 수 있다. 신규 IP발굴 대신 매출이 보장된 게임을 재탕, 삼탕 하는 사례가 늘어난 점도 빨리 늙어버린 인력구조 탓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서현일 한국게임산업협회 팀장은 "어렸을 적부터 게임을 즐겨했던 젊은 층이 많이 유입돼야 게임 산업에도 활력을 가져올 수 있다"고 했다. 

넷마블, 엔씨소프트 등 주요 게임사들은 일부 개발 및 기술 직군에서 신입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만, 전반적인 채용 규모는 경력이 더 많다. 제한적인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의 수익성 악화와 인건비 부담이 늘어나면서, 신입보다는 숙련된 경력직 채용 위주로 가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부 게임사는 신입 유입을 확대하기 위해 대규모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곳도 있다. 넥슨 관계자는 "젊은 고객층을 공략하려면 최신 트렌드가 콘텐츠에 자연스럽게 반영돼야 하는데, 이를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이들은 해당 세대를 직접 경험한 젊은 개발자들"이라며 "신입 직원을 확보하기 위해 채용 연계형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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