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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AI스타트업에 '김연아'를 기대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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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선혜 기자
입력 2025-03-12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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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만나 업계 이야기를 들으면 피겨여왕 김연아가 생각난다. 피겨 불모지에 제대로 된 훈련장도 없어 떠돌았지만 지난 2010년 캐나다 벤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그가 생각난다.

김연아가 이루어낸 성과는 최근 하얼빈 아시안게임 남녀 동반 금메달로 이어졌다. 그러나 여전히 피겨계에서는 해묵은 난제가 있다. '피겨 전용 링크장'이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세계선수권 은메달리스트 등 세계 최상위권 선수들이 국가대표로 활약하고 있지만 과거에도 지금도 피겨 전용 링크장은 없다. 제2, 제3의 김연아들은 여전히 해외 훈련장을 찾아 떠돌아 다닌다. 

인프라를 찾아 떠나는 피겨 선수들의 모습에서 우리나라 AI 스타트업의 모습이 느껴졌다. 인재, 투자처 등 더 나은 인프라에서 기업 활동을 이어가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었다. 

국가전략정보포털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지형도'에 따르면 지난 2023년 기준 국내 데이터센터 수는 총 153개에 불과하다. 우리나라의 실질적인 경쟁 국가로 꼽히는 프랑스나 캐나다 같은 경우 각각 315개, 336개의 데이터센터를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보다 2배 이상 많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3년 회원국별 AI 인재 국가 이동 현황을 살펴보면 한국은 'AI 인재 유출국'이다. AI 인재가 한국에서 활동하는 비율도 1~2% 수준이다. AI 스타트업이 마음 놓고 성장할 인프라를 해외에서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정부는 지난달 오는 2027년까지 AI유니콘 기업 5~10개를 육성하겠다며 고급 AI인재 양성체계 고도화, 고성능그래픽장치(GPU) 1만8000장 확보 등의 대책을 내놨다. 하지만 이를 다른 나라 정부와 비교했을 때 턱없이 부족하다. 

AI 스타트업 관계자들은 하나같이 미국이나 중국만큼 천문학적인 투자를 바라지 않는다고 이야기한다. 적어도 프랑스 정부가 진행하는 투자만큼은 해야 글로벌 시장에서 AI 주도권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최근 프랑스판 '스타게이트' 추진을 이야기하며 글로벌 AI 기업 '미스트랄'을 위주로 한화 16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AI 주도권을 찾고 이와 관련한 모든 인프라를 해외로 유출시키지 않겠다는 조치다. 

김연아의 올림픽 신화 같은 맨땅의 기적은 한계가 있다. AI 스타트업이 글로벌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프랑스 정부와 같은 과감한 지원이 AI스타트업에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챗 GPT 제작한 이미지먀
[이미지=챗GPT 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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