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이 개발에 참여한 차세대 8번의 발사 연기 끝에 우주로 향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은 11일 오후 11시 10분(현지시간, 한국시간 12일 낮 12시 1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밴덴버그 우주기지에서 스피어엑스를 실은 스페이스X의 팰컨9이 성공적으로 발사됐다고 밝혔다.
스피어엑스는 캘리포니아 공과대학(Caltech)이 주관하고 NASA 제트추진연구소(JPL)와 한국천문연구원을 포함한 12개 기관이 참여하는 국제 프로젝트다. 전체 하늘을 102가지의 적외선 파장으로 촬영해 약 10억개의 천체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임무를 수행한다.
스피어엑스는 당초 지난달 28일 발사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날씨와 기술 문제 등으로 발사가 8차례 연기된 끝에 이날 지구를 떠났다. 가로·세로 1.5m, 높이 1.3m의 확성기 형태 동체를 지닌 스피어엑스 망원경은 지구 상공 650㎞에 배치된다. 수명은 약 2년이다.
스피어엑스 망원경 개발에는 NASA와 캘리포니아공대 등 12개 연구조직이 참여했다. 미국 외부 기관으로는 유일하게 우주항공청 소속 한국천문연구원이 이름을 올렸다. 천문연구원은 스피어엑스 망원경이 가동될 영하 220도의 극저온 우주 환경을 지구에서 구현하는 진공 시험용 밀폐 장치를 만들었고, 관측 자료를 처리할 소프트웨어 개발에도 참여했다.
스피어엑스 망원경의 가장 큰 특징은 하늘 면적의 100%를 적외선 영역에 속하는 102가지 색깔로 촬영하는 최초의 우주망원경이라는 점이다. NASA는 우리 은하 내부의 별 1억개와 외부 은하 4억5000만개를 담을 수 있을 것으로 NASA는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수행할 임무는 외계 생명체 형성에 필요한 물과 이산화탄소를 찾는 것이다.
NASA는 “성간 구름(우주에 존재하는 가스나 먼지)에 얼어붙어 있는 물과 이산화탄소 분자를 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종전 우주망원경과는 달리 스피어엑스 망원경은 하늘 면적 100%를 찍을 수 있기 때문에 우주에 존재하는 물을 더 광범위한 시야에서 찾을 수 있다. 2021년 발사된 최신 적외선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망원경’은 좁은 영역을 자세히 찍는 데 특화됐기 때문에 지금까지 하늘 면적의 1%를 촬영하는 데 그쳤다.
스피어엑스 망원경은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데에도 쓰일 예정이다. 137억년 전 빅뱅이 일어나고 1초 만에 우주의 크기가 1조 배나 늘었는데, 지구에서 아득히 먼 곳에 존재하는 수억개 은하의 분포도를 만들어 이 과정을 역추적하려는 의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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