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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대박 났는데…우리 '서비스 수출' 만성적자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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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지 기자
입력 2025-03-20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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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은,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 현황과 나아갈 방향' 발표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5에서 한 외국인 참관인이 오징어 게임 컨셉의 ㅈㄷㅊ 게임존 제기차기 행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일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코리아 나라장터 엑스포 2025'에서 한 외국인 참관인이 오징어 게임 컨셉의 'ㅈㄷㅊ 게임존' 제기차기 행사에 직접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넷플릭스 오리지날은 지적재산권(IP)을 넷플릭스가 갖는다. 일본은 '포켓몬'이라는 IP를 가지고 닌텐도가 해외에 자회사를 세우고 직접 '리스크 테이킹'을 하며 진출하는 형식인 반면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에게 제작비를 받아 위탁 제작을 하는 방식이다. 좋은 콘텐츠를 만들어도 글로벌사의 외주를 받아 단순 납품에 그치기에 콘텐츠 소유권을 가진 글로벌사만 시총이 몇백억 달러가 늘어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증대되면서 서비스 수출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데 우리만 여전히 제조업 중심 산업 구조에 머물며 흐름을 역행하고 있다는 한국은행의 뼈아픈 지적이 나왔다.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은 세계시장에서 점유율이 1.6%밖에 되지 않으며 1인당 국내총생산(GDP) 증가에 따른 서비스업 비중이 20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 현황과 나아갈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세계교역에서 상품교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줄어든 반면 서비스교역의 비중은 2011년 19.4%에서 2023년 24.1%로 크게 늘었다. 

그러나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은 그동안 주요국에 비해 성장이 더디고 시장점유율도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한은은 지적했다. 1인당 GDP 증가에 따른 서비스업 비중GDP 대비 추이를 국가별로 비교하면 미국과 영국은 1인당 GDP가 3만 달러에 도달한 시점에서 이미 서비스업 비중이 70%대 후반에 달했지만 우리나라는 60% 수준에 그쳤으며 이 마저도 20년 간 변하지 않았다. 

제조업 선진국으로 평가받는 독일과 일본에 비해서도 서비스업 비중이 낮다. 서비스 수출 또한 2010년 이후 연평균 3.8% 증가했다.  빠르게 성장하는 인도, 중국 등 신흥국은 물론 미국, 영국, 독일 등 선진국보다도 저조한 수준을 보였다. 이에 세계시장에서의 점유율도 2010년 1.9%에서 2023년 1.6%로 하락했다.

한은은 "최근 통상환경의 불확실성 증대로 상품교역이 이전처럼 빠르게 증가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중국의 기술력 제고로 글로벌 시장에서 중국과의 경쟁까지 직면한 우리 경제 입장에서는 서비스 수출을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서비스 수출이 뒤쳐지는 원인과 관련해서 한은은 대외적으로 법률‧컨설팅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업은 선진국들에, 아웃소싱 등 저임금 기반 서비스업에서는 중국‧인도 등에 경쟁력이 뒤처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대내적으로는 우리 서비스 수출이 주로 상품 수출을 보조운송‧판매지원 등하는 역할에 그쳤으며 글로벌 공급망에 적극 참여할 수 있을 정도의 경쟁력도 갖추지 못했던 것도 한 요인이다.

한은은 제조기업들이 주로 수출하는 연구개발(R&D)기반의 지식재산권은 대기업의 해외 생산과 시장 진출을 목적으로 기업 내부, 국내 본사와 해외 자회사간에서 이루어지는 거래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을 꼬집었다. 국내외 여타 기업들에게도 공급할 수 있는 원천기술 기반의 지재권 비중은 크지 않다는 것이다.

아울러 영상 콘텐츠의 경우 주로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판매되고 있어 지재권 확보 및 이에 따른 콘텐츠 확장과 고수익 창출에 한계가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글로벌 플랫폼에만 의존하는 구조가 지속된다면 국내에서의 독창적인 창작기반은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김태호 한은 국제수지팀 과장은 "오징어게임 등 많은 K-콘텐츠들이 쏟아졌지만 지난해 멀티미디어 제작서비스 수출 규모는 7억1000만 달러에 그쳤다"며 "이는 우리 제작사들이 콘텐츠를 제작해 글로벌 회사에 납품한 대가로 글로벌 회사들은 그 콘텐츠 소유권을 갖고 훨씬 더 많은 돈을 벌어들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서비스 수출 확대를 위해서는 제조설비, 건설 부문 중심의 투자 행태에서 벗어나 서비스 부문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정부의 과감한 규제완화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은은 "정부는 업종간 경계를 허물어 기업들의 활발한 융합활동 및 신규사업 발굴에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라며 "원천기술 연구개발, 문화‧예술 창작 등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인재들을 조기에 발굴하여, 지원하고 양성하는 역할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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