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0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만나 기업의 성장을 강조하며 '친기업·우클릭' 행보를 다시 이어갔다. 이 대표는 "기업이 잘돼야 나라가 잘되고, 삼성이 잘살아야 삼성에 투자한 사람들도 잘산다"며 "경제 상황이 매우 어렵지만, 우리 역량으로 잘 이겨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주요 경제 현안으로 떠오른 상법 개정안과 반도체 특별법에 대한 대화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 청년 SW 아카데미(SSAFY)'에서 이 회장과 함께 현장 간담회를 열고 청년의 사회 진출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가 당 대표 취임 후 이 회장을 공식적으로 만난 것은 처음이다.
이 대표는 이 자리에서 "결국 일자리든, 삶의 질이든 경제 활동에서 나오는 것인데 글로벌 경쟁이 격화한 상황에서 대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키우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고 말했다. SSAFY는 삼성이 청년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개설한 사회적 책임(CSR) 프로그램이다.
이 대표는 이어 "삼성이 현재 어려움을 이겨내는 과정에서 훌륭한 생태계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과실을 누리면서 새로운 세상을 열어주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또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삼성이 경제 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에 이 회장은 "SSAFY는 사회와의 동행이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미래와 청년들을 위해 투자한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끌고 왔다"고 답했다.
이후 두 사람은 10여분가량 비공개로 회동했다. 이번 만남에서 상법 개정안과 주52시간 예외 조항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는 반도체 특별법 등 현안이 논의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으나, 이와 관련한 대화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비공개 회동 이후 기자들과 만나 "삼성 측은 SSAFY를 통해 젊은 층과 지역 청년들에게 기회를 많이 주고 있다고 소개했고, 이 대표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에 정부 지원뿐 아니라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상법 개정안과 반도체 특별법에 대해서는 "그 문제는 이야기가 없었다"고 밝혔다.
특히 두 사람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관련, 국내 기업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공공 외교 강화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이) 기업 차원에서 외교 분야에 접근하는 것이 한계가 있고 정부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것도 한계가 있어 다양한 주체가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 대표는 최근 재계와의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현대자동차 아산 공장 현장을 방문했고, 지난 5일에는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과 민생 경제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날 당에서는 이 대표와 진성준 정책위의장, 조승래 수석대변인, 이해식 당 대표 비서실장, 김태선 당 대표 수행실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 측에서는 이 회장과 임원진이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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