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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핵화 릴레이 인터뷰④] "김정은, 합의 확신 있어야 대화…시간 더 걸릴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정해훈 기자
입력 2025-03-2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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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 국민의힘 의원 "'뉴클리어 파워', 현실 의미 표현일 뿐"

  • "'담대한 구상' 접근법이 기본…어떤 정부라도 바뀔 수 없어"

  • "핵무장론 절대 반대…경제 발전·민주화 스스로 걷어차는 것"

미국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북한의 비핵화를 천명했지만 북한은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요구에 핵무력을 더 고도화하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려는 의지를 지속해서 드러내고 있다. 또 북핵 문제에 한·미·일이 공조해 대응해야 할 상황에서 탄핵 정국을 겪는 우리는 정상외교의 역할이 부재한 상태다. 이에 아주경제는 정계, 학계 등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를 대상으로 북한 비핵화 문제 해결을 위한 진단과 전망을 청취하는 연속 인터뷰를 진행한다. [편집자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빨리 대화하고 싶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2019년 하노이 때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합의를 확실히 해준다는 확신이 있어야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빨리 대화하고 싶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2019년 하노이 때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합의를 확실히 해준다는 확신이 있어야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국민의힘 의원은 핵협상을 위한 북·미 대화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빨리 대화하고 싶을 것"이라면서도 "아직은 조금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지난 18일 국회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김 위원장으로서는 2019년 하노이 때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합의를 해준다는 확신이 있어야 나올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과정에서는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담대한 구상'을 통한 접근법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국제적 노력이 효과를 본다면 북한은 결국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며 "그때 한·미·일이 함께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끌어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국내 정치권에서 줄곧 제기되고 있는 '핵무장론'에 대해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등으로 북한과 협상하기 위해 그동안 쌓아 온 명분이나 설득력이 다 사라지고, 개방형 통상 국가로서 당장 경제에 큰 타격을 입는다"며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다음은 김 의원과 일문일답한 내용.

-북한을 '뉴클리어 파워(핵보유국)'로 지칭한 트럼프 대통령 의도는 뭔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느냐 아니냐의 문제를 구별해서 봐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뉴클리어 파워'라는 용어를 쓰는 것은 핵무기를 갖고 있다는 객관적인 사실을 얘기하는 것이다.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한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를 훼손하는 것이고, 이는 국제사회에 큰 위협이 된다.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 비핵화"라고 밝힌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뉴클리어 파워'는 현실을 의미하는 것이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겠다는 표현은 아니다. 그러한 개념적 혼란은 우리가 할 필요가 없다." 

-한·미·일 주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활동이나 압박은 향후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보나.

"'담대한 구상'에서 말한 '억지(Deterrence)' '단념(Dissuasion)' '대화(Dialogue)' 등 이른바 '3D'로 표현한 틀에서 움직일 것이다. 한·미·일 3국 협력으로 해야 하는 첫 번째는 전술핵과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 등 우리에 대한 핵위협 억제다. 그다음으로는 북한의 핵개발을 단념시키는 조치다. 북한이 핵이나 핵무기를 운반할 수단을 계속 만들고 있지만 그것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많은 부품과 재료 등을 국외에서 반입하는데 국제사회와 함께 그것을 차단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 또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하고 유지하는 데는 엄청난 돈이 필요하다. 돈을 벌기 위해 해킹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상 금지된 행위를 하는데, 이 역시 차단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로 누구도 위협할 수 없는 억지력을 갖추고, 핵을 개발하고 싶어도 국제적인 노력으로 힘든 상황이 된다면 결국은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밖에 없다. 대화의 장으로 나왔을 때 한·미·일이 함께 북한을 비핵화의 길로 끌어오는 것이 기본적 도식이다. 이 접근법은 어떤 정부가 들어서도 바뀔 수 없다고 생각한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빨리 대화하고 싶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2019년 하노이 때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합의를 확실히 해준다는 확신이 있어야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김건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8일 국회에서 아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빨리 대화하고 싶을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2019년 하노이 때와 달리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합의를 확실히 해준다는 확신이 있어야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미국과 북한이 대화하는 시기와 양상을 어떻게 예측하는가.

"당연히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빨리 대화하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현 상황에서 이들이 만난다면 2019년 하노이 때와 마찬가지로 트럼프 대통령이 또 그냥 가버릴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래도 되고, 그 당시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김 위원장은 그렇지 않다. 지난번 하노이에서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받았고, 다시 그런 식으로 된다면 김 위원장은 정권 유지가 어려울지도 모른다. 이번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이 원하는 합의를 확실히 해준다는 확신이 있어야 나올 것이다. 김 위원장은 "내 책상에 핵 버튼이 있다"고 말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가버린 것은 '별로 두렵지 않아서'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무슨 수를 쓰든지 미국의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해 보여준 후 트럼프 대통령과 협상하면 중간에 나가는 일은 절대 없고, 자신이 원하는 조건으로 합의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할 것이다. 김 위원장으로서는 확실하게 미국을 위협할 능력을 갖춘 다음에 협상하게 될 것이므로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아직은 조금 시간이 더 걸린다고 본다."

-정상 외교가 불가능한 가운데 우리 정부는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하나.

"가급적 '로키(low-key)'를 유지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 스타일은 먼저 충격적인 선언이나 행동으로 상대방을 흔든 뒤 우위에 선 상황에서 협상하려고 한다. 심지어 동맹국이나 우방국에도 그렇게 한다. 우리에게도 어느 순간에 청구서가 확 날아올 것이고, 그 순간이 왔을 때 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미국 측 조치에 대해 상당한 정도를 예견해 미리 대비하고, 우리 기업들이 버틸 수 있게 만들어 놓고 나서 협상에 들어가면 좋은 결과를 맺을 수 있을 것 같다."

-정치권 내 자체 '핵무장론' 거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분명하게 반대한다. 우리가 핵무장을 하게 되면 북한의 핵보유가 정당화된다. 핵개발을 하면 안보리 결의 등을 통해 그동안 쌓아온 명분이나 설득력이 다 사라져 북한이 아주 편하게 핵개발을 하고, 핵보유를 하게 만들어 준다. 결국 북한에 면죄부를 주게 되는 것이다. 우리도 핵개발을 한 후 협상해 북한도 없애고, 우리도 없애면 되지 않냐는 견해가 있다. 그것은 순진한 생각이다. 남북이 존재하는 한 계속해서 서로 핵으로 위협하는 삶을 살아야 할 것이다. 또 핵개발 단계에서는 국제사회의 제재를 받는다. 우리는 개방형 통상 국가로서 당장 경제에 큰 타격을 입게 되고 감내하기 힘들게 된다. 선진국 수준에 도달하는 경제 발전을 이루고 민주화를 이룬 것을 스스로 걷어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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