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자동차그룹이 2028년까지 미국에 총 210억 달러(약 31조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가운데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이 한국 산업의 공동화가 우려된다고 26일 보도했다.
닛케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에 대응해 미국에서 공급망을 만드는 것은 매출 최대 국가·지역인 미국 시장을 지키는 반면 한국 내 산업 공동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산업연구원 분석 결과를 인용해 트럼프 관세 대응으로 완성차 업체가 미국 생산을 늘리면 한국에서 연간 생산하는 자동차 수는 현재의 20%에 해당하는 70만∼90만 대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앞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전날 향후 4년 동안 미국에서 210억 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를 통해 미국 내 생산량을 120만대로 늘리고 루이지애나주에는 제철소를 건설할 계획이다.
닛케이는 미국 관세 정책에 맞춰 공급망을 단기간에 미국으로 옮기기가 쉽지만은 않다면서 관세 인상에 따라 미국 내 제조업 관련 비용도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철 스크랩 가격이 트럼프 대통령 관세 정책 발표 이전보다 17% 상승했기 때문이다. 철 스크랩은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건설하는 전기로에서 철강을 만들 때 원료가 된다.
또한 닛케이는 "트럼프 관세 대응은 1기 행정부 때보다 복잡해졌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현대차그룹의 거액 투자를 환영하면서도 한국을 관세 대상에서 제외한다고 언급하지는 않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세계 경제를 지탱해 온 자유무역 체제에서는 세계의 자원이 효율적으로 분배되고 가장 좋은 장소에 조달·생산 체제가 구축됐다"며 "트럼프 정권의 추가 관세는 이러한 공급망을 파괴하고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을 높인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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