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철강·알루미늄에 이어 미국으로 수입되는 외국산 자동차에 대해 다음 달 3일부터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자동차 부품에 대해서도 5월 3일 이전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미국의 이 같은 조치는 제조업 고용 창출 효과가 큰 자동차 산업 특성을 고려해 현지 생산을 확대하거나 미국에 대한 투자를 늘리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동차는 우리나라 대미 수출 1위 품목이다. 지난해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345억4400만 달러(약 50조6276억원)로 전체 자동차 수출 중 절반 정도가 미국으로 수출된다. 지난해에만 현대차·기아가 97만대를, 한국GM은 41만대를 미국에 수출했다.
수출 감소와 함께 추가적으로 국내 자동차 산업에 미칠 파장도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일각에서는 국내에서 미국 수출용 물량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한국GM이 완전 철수할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한국GM은 앞서 2019년 수익성 악화로 군산공장을 폐쇄한 바 있다. 북미 판매 비중이 85%를 상회하는 상황에서 관세 조치 시행으로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는 우리나라에 계속 생산공장을 유지할 이유가 없다.
산업연구원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적용에 따라 최대 13.6%까지 수출 감소가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에 따르면 자동차 총 수출은 최소 3조3300억원에서 최대 5조8900억원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산업연 관계자는 "자동차는 경쟁국 관세 수준이 낮을수록 우리나라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며 "관세 인상 리스크에 더해 교역조건이 불리해지는 경우 기업의 생산기지 해외 이전이 가속화될 수 있어 대응 노력이 요구된다"고 경고했다.
IBK기업은행 경제연구소도 보고서를 통해 미국이 자동차 관세 25% 부과를 시행하면 우리나라의 대미 자동차 수출액은 전년보다 18.59%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여기에 미국이 무역 상대국의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과 비관세 장벽을 고려해 국가별로 부과하는 상호관세까지 부과될 경우 대미 자동차 수출은 더 타격을 받게 된다.
미국의 관세 조치가 본격화되면서 우리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산업부는 27일 민관 합동으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미국의 관세 조치가 자동차와 자동차부품 업계에 미칠 영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미 정부의 관세 부과로 우리 자동차 기업들의 대미 수출에 상당한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에 정부는 업계와 긴밀히 공조해 대응 방안을 강구해 나가겠다"며 "관계 부처와 함께 자동차 산업 비상대책을 4월 중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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