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은 미국발 상호관세에 맞서 단호한 반격 조치를 예고하는 한편, 상호관세 부과에 따른 경제 충격파를 최소화하고 트럼프에 맞서 우군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대해서 34%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2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앞서 2, 3월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10+10%' 보편관세까지 더하면 중국산 제품에는 모두 54%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대선 전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공언해온 '대(對)중국 60% 관세 부과'에 근접한 셈이다.
中 "단호한 대응" 예고···美 관세 충격파 최소화
일단 중국은 물러서지 않고 단호하게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중국 상무부는 3일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자국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단호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 측에 즉시 일방적인 관세 조치를 철회하고, 무역 파트너와 평등한 대화를 통해 분쟁을 적절히 해결할 것을 촉구한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도 이날 "미국이 '상호'라는 명목으로 중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의 대미 수출제품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은 규칙을 기반으로 한 다자간 무역체제를 심각히 훼손한 것"이라며 "중국은 이에 대해 단호히 반대하고, 자국의 정당한 이익을 확고히 수호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출범 후 펜타닐 유입을 문제 삼아 2, 3월 중국산 모든 제품에 10%씩 두 차례, 총 20% 추가 관세를 부과했다. 이에 중국은 모든 미국산 제품을 겨냥하기보다는, 미국산 석탄·액화천연가스(LNG), 원유·농기계·닭고기·밀·옥수수·대두·돼지고기 등 부분적으로 10~15% 추가 관세를 물리며 전면적 대응은 자제해왔다. 이번 미국발 상호관세에 맞서 중국이 어떤 대응 카드를 꺼내 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미국발 상호관세에 중국이 보복 관세로 맞대응하며 미·중 간 무역전쟁은 한층 더 격렬해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해 수출 주도의 성장을 실현한 중국 경제에는 큰 충격을 안길 전망이다. 지난해 5250억 달러에 달한 중국의 대미 수출은 완전히 침체될 수도 있다. 맥쿼리는 지난해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이 60%에 달하면 중국의 국내총생산액(GDP)이 2%p 낮아질 수 있다고 관측하기도 했다.
이는 가뜩이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과 부동산 침체로 하방 압력을 받는 중국 경제에 악재다. 실제 트럼프발 상호관세 충격에 이날 중국 외환시장은 출렁였다. 역내 외환시장에서 미국 달러 위안화 환율은 개장 직후 15분 만에 0.4% 급등하며(위안화 가치 하락) 7.3위안 선도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분기 은행권 지급준비율(지준율)을 내려 은행의 대출 여력을 넓힘으로써 가계와 기업에 더 많은 대출을 제공하고 내수를 진작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중국이 마지막으로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지난해 9월 말이다.
중국 지도부는 2일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는 제조업 신용 대출과 중장기 대출 지원을 강화하고 기업의 물류 비용을 낮추는 등의 기업 부담을 경감하는 조치도 내놓았다.
EU·韓·日 등과 反트럼프 공동전선 구축 노력
아울러 중국은 미국의 관세부과에 맞서 반(反)트럼프 전선을 구축하기 위해 힘을 합치려는 모습이다. 중국이 2일 유럽연합(EU)산 수입 브랜드 반덤핑 조사 기한을 기존의 4월 5일에서 7월 5일로 석 달 연장한다고 발표한 것도 EU와 손잡고 대미 공동전선을 형성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중국은 지난달 30일 서울에서 열린 한·중·일 통상장관회의 자리에서도 3국 자유무역협정(FTA) 등 역내 경제 통합을 통해 다자무역 체제를 함께 수호하자고 제안했다. 당시 중국 관영매체는 세계적으로 동맹이 흔들리고 분열하는 상황에서 한·중·일 3국 통상장관이 5년 만에 대화를 재개한 것에 의미를 부여했다. 중국은 최근엔 국경분쟁을 겪은 인도에도 더 많은 상품을 수입하겠다며 무역 협력을 강화하자고 제안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뉴탄친은 3일 논평에서 "전 세계가 단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전 세계가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타협하면 미국의 요구는 한도 끝도 없을 것"이라며 "일본·한국·캐나다·EU 모두 각성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중국 언론들은 미국발(發) 상호관세가 전 세계 경제는 물론 미국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도 높이고 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이날 미국발 상호관세에 대해 "800명을 다치게 하면, 1000명을 다치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미국의 '상호 관세' 정책은 역효과를 낳을 것인 만큼 이로운 면보다 해로운 면이 더 많다"고 꼬집었다.
중국 국영 중앙(CC)TV가 운영하는 소셜미디어 계정 '위위안탄톈'은 3일 "전 세계 각국이 무역 파트너를 늘려나갈 때 미국은 오히려 전 세계 각국에 관세를 부과하면서 세계 자유무역에서 스스로를 소외시키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도 전날 '미국의 상호관세 발효가 광범위한 반발과 시장 불확실성을 촉발한다'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해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결국엔 미국 스스로를 해치는 '양날의 검'이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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