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실체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헌법상 요구되는 절차적 정당성도 충족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헌법 제89조와 계엄법은 계엄 선포 전에 국무회의의 심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며, 국무총리와 관계 국무위원의 부서(副署)를 통해 대통령의 국법상 행위가 성립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헌재는 윤 대통령이 선포 직전에 소집한 국무회의가 실질적 심의 없이 5분 이내에 종료된 점, 회의 내용이 계엄의 법률적 요건이나 사회적 필요성을 검토하지 않은 점 등을 들어, 이를 '형식적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국무위원들의 의견 표출 기회도 없이 대통령이 회의 직후 선포문을 발표한 사실은, 헌법이 요구하는 절차적 정당성을 충족하지 못한 행위로 간주됐다.
계엄사령관 임명 역시 절차적 하자를 동반했다. 국방부 장관의 형식적인 건의만 있었을 뿐, 대통령의 단독 판단에 따라 계엄사령관이 지명됐고, 이에 대한 국무회의의 실질적 심의도 이뤄지지 않았다. 헌재는 이러한 절차적 결함이 헌법에 위배된다고 명시했다.
특히 계엄과 같은 고도의 긴급권 행사는 절차적 정당성을 통해서만 헌법적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은 단순한 절차 미비가 아니라 헌정 체계의 중대한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사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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