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헌법재판소가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용함에 따라, 윤 전 대통령은 대통령직에서 물러나 형사재판 피고인으로서 본격적인 법정 대응에 나서게 됐다. 파면으로 헌법상 불소추특권이 소멸되면서, 그간 제기된 각종 수사와 고발 사건들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는 오는 14일 윤 전 대통령의 내란 혐의에 대한 첫 정식 공판을 연다. 앞서 윤 전 대통령은 지난 2월 열린 첫 공판준비기일에는 출석했지만, 지난달 두 번째 준비기일에는 출석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식 공판이 시작되는 14일부터는 피고인 신분으로 직접 법정에 출석해야 한다.
첫 공판에서는 최상목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외교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예정돼 있으나, 재판부는 증인 출석이 어려울 경우 21일로 연기 가능성을 시사했다. 검찰은 현재까지 증인 38명을 신청한 상태며, 이후 추가 증인을 요청할 계획이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공소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으며, 공수처가 수사권이 없는 내란 혐의를 조사한 점, 공소장이 특정되지 않았다는 점 등을 문제 삼아 기소 절차의 위법성을 주장하고 있다.
검찰은 윤 전 대통령에 대해 추가 기소 가능성도 검토 중이다. ‘12‧3 비상계엄’ 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는 직권남용 혐의 적용 여부를 논의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1월 내란 혐의로 구속 기소됐으나, 당시 불소추 특권 때문에 직권남용 혐의는 제외됐다. 같은 사건으로 기소된 김용현 전 국방장관 등에게는 이미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또한 윤 전 대통령이 대선 당시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측으로부터 수십 차례 여론조사 자료를 제공받고, 그 대가로 특정 인물에게 공천을 줬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12월 확보된 ‘황금폰’ 분석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도 윤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을 다수 들여다보고 있다. 대표적으로는 채수근 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해 국방부에 수사기록 이첩 보류 및 회수를 지시했다는 직권남용 의혹이 있다. 이 밖에도 윤 전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도 고발돼 공수처에 계류 중이다.
공수처는 2020년 검찰총장 재직 시절 제기된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도 수사 중이다. 해당 사건은 제보자 조성은씨가 윤 전 대통령 부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김웅 의원 등을 고발한 건으로, 수사3부(부장 이대환)에 배당돼 있다. 공수처가 기소했던 손준성 검사장 사건은 1심 유죄 후 2심에서 무죄로 뒤집혔으며 현재 대법원 판단을 앞두고 있다.
다만 공수처는 당분간 비상계엄 관련 군·경 관계자 수사에 집중하고, 윤 전 대통령 관련 사건의 본격 수사는 이후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공수처는 전 수사관과 검사가 참여하는 비상계엄 수사 전담 태스크포스(TF) 체제로 운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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