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시장' 무색해진 리츠, 금리 찬물 더해 토허제 변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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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조원이 넘는 국내 리츠(부동산투자회사, REITs) 시장에 빨간 불이 켜졌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약화된 데다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 부동산 규제가 겹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이에 개인투자자 뿐만 아니라 리츠 운용사들의 포트폴리오 재편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국토교통부 리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25년 3월 말 기준 국내 리츠 자산총액은 106조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2024년 12월) 기준 100조원을 처음 돌파한 데 이어 불과 1분기 만에 약 6조원이 늘어났다.
 
특히 상장 리츠의 자산총액은 25조880억원, 전체 리츠 자산 대비 23.6%를 차지했다. 2023년 말 약 10% 규모에서 2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상장 리츠는 24개가 운용 중이며 시가총액은 지난달 기준 8조3652억원을 기록했다.
 
정부는 리츠 시장 저변 확대를 위해 지난달부터 부동산·리츠 ETF에 대한 일반 투자자 투자를 허용했다. 하지만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배당 기대 약화와 토지거래허가제 확대에 따른 개발 제약 등이 맞물리며 실질적인 투자 매력은 반감되고 있다.
 
특히 리츠는 배당형 상품 특성상 금리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국토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국내 상장 리츠의 연평균 배당수익률은 7.28% 수준으로 집계됐다. 예금이나 국채보다 높은 수준이다. 단, 최근 미국 경기 불확실성과 인플레이션 지속으로 금리 인하 시점이 늦춰지면서 추가 상승 여력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정보 비대칭 문제도 여전하다. 상장 리츠임에도 불구하고 자산 편입 기준이나 배당 재원 구성이 운용사 중심으로만 공개돼, 일반 투자자들이 충분한 정보를 얻기 어려운 구조다. 공시자료로는 리스크 판단이 제한적이라는 지적이 반복된다.
 
리츠 운용사들은 투자매력을 높이기 위해 포트폴리오를 다변화 시키고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는 기존 물류센터 중심에서 데이터센터로 전략을 전환했으며, 지난해 L7 강남타워 호텔을 추가로 편입한 롯데리츠는 오피스 외에도 호텔, 물류, 유통 자산 편입을 추진 중이다.
 
다만 리츠의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공사 지연, 원자재 가격 상승 등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완공 이전에는 임대 수익이 발생하지 않아 배당 재원이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 일부 리츠의 경우 해외 부동산 투자 비중이 커 환율 변동성과 현지 금리 리스크에도 노출돼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리츠의 자산 구성이나 배당 재원에 대한 상세한 정보공개 확대와 함께 개인 투자자를 위한 리스크 설명 의무 강화가 필요하다”며 “외형 성장에 걸맞은 제도 정비가 뒤따르지 않으면 시장 신뢰 회복은 어렵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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