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산업+관광'으로 시너지… 외래관광객 2000만명 시대 열겠다

  • 문체부·한국관광공사, 4일 2025 신산업관광 육성 포럼 개최

  • 내국인 중심 공장 견학에서 외국인 포괄 관광상품 개발 중점

  • 반도체·IT·음식·뷰티 등 7대 산업 '체험 중심'으로 확장 계획

  • 민관 협력…고흥군·나로우주센터 연계 '우주과학열차' 인기

  • 농심 e스포츠 구단과 투어상품 개발…새 관광트렌드 만들것

사진한국관광공사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2025 신산업관광 육성포럼’ 참석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아주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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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관광이 새로워진다. 

과거 산업관광이 공장 시찰과 수학여행 등을 연결하는 것에 그쳤다면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올해 새롭게 추진하는 ‘신산업관광’은 반도체와 자동차, 정보통신기술(IT)은 물론 음식, 뷰티에 이르기까지 한국 대표 산업 전반으로 범위를 확대한다. 대상도 내국인부터 외래관광객까지 포괄한다. 

문체부와 관광공사는 ‘신(新)산업관광 육성 사업’ 추진을 위해 지난 4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서울 호텔에서 ‘2025 신산업관광 육성 포럼’을 개최했다. 

K-컬처 확산과 세계 10대 수출국으로서 K-산업의 강점을 바탕으로 외래관광객을 유치하고 한국 상품의 세계 판매를 촉진하기 위해 마련된 이날 행사에는 학계와 업계, 지자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이 참석해 한국형 신산업관광 발전 방안을 모색했다. 

시장조사기관 더 비즈니스 리서치 컴퍼니(The Business Research Company)에 따르면 산업관광 시장은 2025년 33억80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전년 대비 30% 증가한 수치다. 이 시장은 2029년까지 연평균 33.1%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래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산업관광 상품이 새로운 관광 동력으로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반호철 한국관광공사 테마관광팀장은 "독일 BMW 박물관과 공장 투어는 연간 200만명이 찾고 있고, 네덜란드 하이네켄 체험관에는 연 130만명이 방문한다. 일본 사케 양조장 투어는 소도시 기준 예약률이 800% 급등했고,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샤오미 자동차 공장 투어는 온라인상에서 조기 매진되는 등 높은 수요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업과 관광의 접목이 실질적인 관광 수요를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특히 제조 공정을 직접 보고 체험할 수 있는 콘텐츠는 단순한 관광을 넘어 경험 중심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내국인 대상 산업관광···외국인까지 포괄하는 ‘신산업관광’으로 진화

과거 산업관광은 내국인을 중심으로 한 기업체 공장 견학이나 체험 프로그램에 한정됐다. 하지만 신산업관광은 외국인을 포괄하는 맞춤형 관광 상품 개발에 중점을 둔다. 

한국은 세계 10대 수출국이다. 삼양식품 불닭볶음면, 농심 라면·스낵류, 하이트진로 소주 등은 이미 세계 시장에서 높은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류의 영향력 또한 날로 커지고 있다.

반 팀장은 “K-브랜드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면서 한국을 찾는 관광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며 “해외 30여 개 지사를 통해 각 지역의 인기 산업 관광지를 발굴하고, 외래관광객 2000만명 시대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산업관광 트렌트 발표; 크리에이트립 임혜민 대표
지난 4일 2025 신산업관광 육성포럼에서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가 글로벌 산업관광 트렌드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산업-관광-지자체 협업 논의…‘신산업관광 포럼’ 개최

이날 신산업관광 육성 포럼에 참석한 학계와 업계, 지자체 등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은 산업관광 최신 사례를 공유하고, 업계 흐름을 심도 있게 논의했다. 

김근호 문체부 관광산업정책관은 “이번 토론회가 신산업관광을 한국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로 육성해 나가는 첫걸음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한국 문화와 산업의 세계적 확산 속에서 K-관광과 K-산업의 만남, 그 상승효과를 통해 K-컬처와 K-관광의 세계 경쟁력을 제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산업관광 발전 방안에 대한 연구 결과 발표에 나선 이준혁 영산대 관광문화예술대학 교수는 산업관광 체험요인을 △전시장 공간체험 △근처 관광지 연계 △실제 생산현장 체험 등 세 가지로 규정했다.

그는 “산업관광 체험 요소는 관광객 만족도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친다”며 “이를 위해 산업현장견학 환경을 개선하고 전문 해설 시스템 등 종사원 서비스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또 정보 제공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홍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행업계 트렌드 발표자로 나선 임혜민 크리에이트립 대표는 '글로벌 산업관광 트렌드와 K-신산업관광'을 주제로 다양한 글로벌 사례를 소개했다. 크리에이트립 운영 상품 중 반응이 좋았던 산업관광 콘텐츠는 △팔도 쿠킹 클래스 △뉴믹스 커피 △비싸카드 한 달 살기 △휩드 성수 체험관 등이다.

임 대표는 "산업관광 자체는 굵직하게 들릴 수 있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여행하는 패턴을 보면 (산업관광은 여행에) 굉장히 많이 녹아들어 있다고 생각한다. K-컬처 브랜드 이미지가 확립된 한국은 뷰티, F&B 등 소비재 분야에서 산업관광 파급력은 크다"며 "한국은 K-컬처 팬덤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나라다. 그런 면에서 산업 관광 미래는 굉장히 밝다"고 강조했다.

2015년부터 추진해온 원주 산업관광 사례 발표자로 나선 임은재 원주시 관광마케팅팀장은 "기업 도시와 산업단지에 입주한 다양한 기업들에서 느낄 수 있는 독특한 경험과 제조 과정, 견학, 상품 판매 체험 등은 관광 요소로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 한국관광공사 산업협력실과 협력해 산업 관광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임 팀장은 “앞으로도 지역 내 기업에 대한 기초 조사를 실시해 더 많은 기업이 관광상품에 참여하도록 유도하고 이들과 함께 선진 사례 경합, 아이디어 교류를 통해 발전 방안을 모색하는 등  지속적인 협력 관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덕균 코레일관광개발 관광사업처장은 나로우주센터와 연계한 ‘우주과학열차’ 산업관광 운영 사례를 공유했다. 고흥군과 협력해 출시한 해당 열차 상품은 2023년 첫 출시 당시 3일 만에 완판됐다. 이후 시즌2·3까지 이어지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출시 첫 해부터 올해 3월 말 기준 누적 운영 실적은 13회에 달한다. 송출 인원도 1000명에 육박한다.

김 처장은 “과학 산업과 관광을 결합해 지역 브랜드를 강화하고,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기여했다”며 “기업의 콘텐츠 수용 의지와 지자체의 안정적인 프로그램 운영이 산업관광 생태계 구축을 위한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2025 신산업관광 육성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의를 진행 중인 모습 사진한국관광공사
2025 신산업관광 육성 포럼에서 패널들이 토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국관광공사]
 
◆“관광의 의미와 재미, 균형 맞춰야”…현장 전문가 진단

이어진 패널 토의에서는산업관광 추진 과정의 어려움과 발전 가능성, 정부·지자체 지원 방안 등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갔다. 좌장은 이훈 한양대 교수가 맡았다.

이훈 교수는 “관광은 한편으로는 의미를 찾고, 다른 한편에서는 재미를 추구하는 활동”이라며 “두 요소의 균형을 어떻게 설계하느냐가 관광 콘텐츠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준혁 교수는 “신산업관광에 대한 정책적 기반과 지속적인 투자가 병행된다면 우리나라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다”며 “앞으로 외래관광객에게 인사이트를 줄 수 있는 상품 개발에 대한 연구가 더욱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임혜민 대표는 “K-콘텐츠에는 굉장한 저력이 있다. 글로벌 고객들은 K-뷰티나 K-콘텐츠에 좋은 인식을 갖고 있다”며 “한류 전반이 인바운드 관광의 뿌리인 만큼 민관 협력이 잘 이뤄진다면 산업관광도 더 큰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임은재 팀장은 “산업관광은 관광객, 기업, 지자체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 간 협업이 필수”라며 “각 지자체 고유 산업을 중심으로 한 유기적인 협력과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고주희 상지대 교수는 “신산업관광 육성 관련 내용을 보면 우선 ‘관광이란 무엇인가’를 다시 생각해보는 기본적인 토대가 돼야 한다”면서 “관광은 항상 교육적인 것이 기반이 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고 그렇게 연구돼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관광공사가 연구한 숲 치유, 힐링과 명상, 한방, 뷰티 등 웰니스 관광 테마가 실제 치유 관광 육성법으로 정책화된 만큼 신산업관광도 이러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롤파크 [사진=농심]
롤파크 [사진=Flickr]
 
◆K-푸드부터 반도체까지…‘7대 산업’ 중심 관광자원화

공사는 상반기엔 관광지를 발굴하고 관광상품을 개발하는 데 힘을 쏟고 하반기에 홍보와 판촉에 주력한다. 올해 신산업관광을 통한 외래관광객 유치 목표 인원은 5000명이다. 

관광공사는 ‘Sell Korea·Buy Korea’를 신산업관광 슬로건으로 내걸고, 제조업과 소비재 분야를 중심으로 7대 부문을 선정했다.

제조업 분야는 △반도체 △자동차 △정보기술(IT) △철강이며 소비재 분야는 △K-푸드 △K-뷰티 등이다. 공사는 반도체나 자동차 제조 공정 견학뿐 아니라 라면과 소주 등 식품, 화장품 등 K-소비재 생산 과정을 직접 체험하고 시연해 볼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단순 견학을 넘어 체험 기반으로 확장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다. 

관광공사는 현재 신산업관광지 주요 후보군을 선정해 개별관광객(FIT)을 겨냥한 투어 코스 개발에 착수했다. 
 
고흥우주천문과학관 [사진=한국관광공사]
고흥우주천문과학관 [사진=코레일관광개발]

먼저 농심 e스포츠 구단과 협업해 신산업 분야 발굴에 나선다. 리그오브레전드, 발로란트를 포함한 5개 종목에서 30여 명 규모로 선수단을 운영 중인 농심 레드포스와 협업해 E-스포츠 팬들 대상 투어상품을 개발한다.

항공 분야 산업관광지인 나로우주센터를 연계한 산업관광 상품도 운영하고, 인공지능(AI) 체험관 서울 퓨처랩을 포함한 관광상품도 선보인다.

관광공사 해외지사를 활용해 단체여행 상품을 구성하고, 온라인 여행사(OTA) 클룩(KLOOK), 크리에이트립 등과도 협력해 ‘신산업관광 특집관’을 열고 홍보를 강화할 계획이다.

이영근 한국관광공사 국제마케팅지원실장은 “한국의 산업은 단순한 생산을 넘어 글로벌 브랜드 가치를 지닌 관광 자원”이라며 “신산업관광을 통해 외국인 관광객이 대한민국의 혁신과 기술력을 직접 경험할 수 있도록 해 새로운 관광 트렌드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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