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내리자 '최대 20%' 초단기 투자 인기…손에 쥔 수익은 '쥐꼬리'?

  • 2~3%로 떨어진 예금 금리에…최대 20% 고금리 눈길, 이자는 22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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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연 20.25% 금리를 제공하는 OK저축은행 ‘OK작심한달적금’. [사진=OK저축은행 홈페이지]

지난해부터 시장금리가 계속 내려가며 초단기 투자상품에 대한 인기가 치솟고 있다. 만기가 짧은 대신 일반 예·적금과 달리 고금리를 책정하고 있어서다. 최대 20% 금리를 내세우지만 정작 소비자가 받는 수익은 최저 몇천 원에 불과해 ‘미끼 상품’이란 지적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기예금 금리는 계속 떨어져 2%대 상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운데 3%대 금리를 제공하는 건 NH농협은행 ‘NH고향사랑기부예금’이 유일하다. NH고향사랑기부예금 최고 금리는 이날 기준 3.05%다.
 
지난해부터 기준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며 은행들이 수신상품 금리를 계속 내린 결과다. 통상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 지표가 되는 은행채 1년물은 지난 9일 2.657%를 나타내며 반년 만에 58.1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피벗(통화정책 전환)이 시작되기 직전인 10월 초엔 3.238% 수준이었다.
 
이처럼 금리가 계속 낮아지자 시장에선 초단기 투자상품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초단기 투자상품은 상대적으로 고금리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짧은 납입 기간으로 현금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어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 금융 소비자에겐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지난 2월 출시한 OK저축은행 ‘OK작심한달적금’이 대표적이다. 이는 최고 연 20.25% 금리를 내세웠다. 출시 한 달 만에 3만명이 몰렸고 하루 평균 1000명 이상이 가입하며 OK저축은행은 당초 계획했던 상품 판매 기간을 연장했다.
 
이 밖에도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저축은행업계 최초 초단기 적금인 ‘한투원투 한달적금’을 내놨고, 카카오뱅크는 한국투자증권 환매조건부채권(RP) 특판을 자체 서비스에 추가했다. 한투원투 한달적금은 연 최고 12%, 한투증권 RP 특판 상품은 연 최고 7% 금리를 제공한다. 예·적금 이자율이 크게 떨어진 상황에서 초단기 상품이 인기를 얻는 이유다.
 
다만 높은 금리와 달리 실제 만기 이후 소비자가 얻는 수익은 소액에 불과하다. 투자금액이 제한되고, 기간이 30~60일로 짧기 때문이다. OK작심한달적금은 매일 최대 납입 금액 1만원을 30일간 넣어도 세후 이자는 2200원에 그친다. 사실상 저가 커피 한 잔 값 정도 수준이다. 20.25%라는 고금리가 무색한 것이다.
 
다른 초단기 상품도 마찬가지다. 한투원투 한달적금은 최대 31일간 매일 5만원씩 적금할 수 있는데 세후 이자는 약 6900원이다. 또 한투증권 RP 특판 상품은 61일간 최대 300만원 한도로 투자하면 세후 2만9600원을 받을 수 있다. 신규 고객 유입뿐 아니라 마케팅 효과 등을 얻기 위해 금융사가 미끼 상품을 내놨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권 관계자는 “만기가 1년 정도인 예·적금보다 유연성이 높은 게 초단기 상품 장점”이라며 “다만 가입 전 우대금리 조건을 잘 챙겨보지 않으면 원하던 고금리를 적용받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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