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 듀클로스 (Paul Duclos) 주한 페루대사 가 지난 8일 AJP와 인터뷰하면서 “페루와 한국은 APEC을 통해 포괄적이고 지속 가능한 협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APEC 의장국이었던 페루는 올해 의장국인 한국에 다자간 협상과 시민 참여 확대 경험을 공유하고 있으며, 양국 간 ‘백투백’ 의장국 운영을 통해 공동의 글로벌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듀클로스 대사는 “지난해 페루는 APEC에서 20개의 성과문서를 도출했고, 마추픽추 선언을 포함한 정상회의 결과를 이끌어냈다”고 밝혔다. 특히 “2년간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APEC 내 주요 문서들을 페루가 재협상을 통해 채택하게 만든 것은 큰 진전”이라며 “그 경험과 전략을 한국과도 공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페루가 강조하는 핵심 가치는 자유무역과 투자 확대다. 그는 “현 상황에서 보호무역주의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이럴 때일수록 자유무역 원칙을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시민도 APEC의 수혜자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시민을 위한 APEC'이라는 개념을 도입했으며, 이를 한국에도 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미국의 고율관세 정책에 대해 “페루는 미국과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은 국가로서, 이번 관세 조치가 FTA 적용 품목에도 해당되는지 명확한 해석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 역시 유사한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제는 APEC 국가들이 공동으로 목소리를 낼 때”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페루는 2011년 FTA를 체결한 이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는 “양국은 디지털 전환, 녹색에너지, 국방, 해양자원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며 “특히 APEC 의장국 경험을 계기로 이런 논의를 제도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APEC 과제에 대해서는 “소상공인과 여성의 경제 참여 확대, 기술 격차 해소, 청정에너지 전환 같은 의제를 지속적으로 제안해 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어젠다들이 한국에서도 중심 의제로 다뤄지길 기대한다”며 “페루는 한국의 의장국 활동을 전폭적으로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듀클로스 대사는 “한국과 페루는 지리적으로 멀리 떨어져 있지만,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이라는 공통의 가치를 중심으로 매우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런 협력은 앞으로 더 단단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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