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의 대화 가능성에 대해 "당장은 아무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미국 CBS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중국 간의 협상 여부를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하며 "이 문제는 정상 차원에서 다뤄야 할 사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나는 4월 2일(상호관세 발표일) 이전에 (중국 측) 카운터파트와 대화를 나눴고, 이후에도 다른 사람과 대화했다"며 "우리는 이 문제를 정상 수준에서 다루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것처럼 언젠가는 그들(중국)과 대화를 나눌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리어 대표는 '이번 관세 정책이 미국 국채의 절반 정도를 보유한 중국과의 전략적 디커플링(탈동조화)을 통해 중국의 미국 내 자산을 매각하도록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 계획의 일부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제조업을 되살리고, 무역적자를 해결하기 위한 글로벌 프로그램을 갖고 있다"며 "우리가 이 상황에 부닥치게 된 유일한 이유는 중국이 보복을 선택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리어 대표는 트럼프 행정부가 스마트폰과 노트북 등 첨단 전자제품을 상호관세 대상에서 제외한 배경에 대해서는 "우리는 분명히 반도체 및 그 다운스트림 전자 제품 공급망이 미국으로 이전되는 것이 필요하다"며 "예외가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예외라는 단어조차 적절치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종류의 공급망은 글로벌 상호관세에서 국가안보를 위한 관세 체제로 옮겨진 것"이라며 "이는 리쇼어링(미국으로의 생산시설 복귀)에 다른 관세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다른 제도(국가안보를 위한 품목 관세)의 적용을 받는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어 대표는 "반도체 공급망은 훨씬 더 신중하게 고려해야 한다. 우리가 반도체를 그렇게 많이 수입하지는 않기 때문"이라며 "반도체는 다운스트림 제품으로 들어간다. 그래서 우리는 매우 신중해야 한다. 우리는 제품 하나가 아닌 전체 공급망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미 관세국경보호국(CBP)은 11일 컴퓨터, 스마트폰, 메모리칩 등을 상호관세에서 제외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인 트루스소셜에 "지난 금요일(11일)에 발표한 것은 관세 예외(exception)가 아니다. 이들 제품은 기존 20% 펜타닐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단지 다른 관세 범주(bucket)로 옮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20% 펜타닐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펜타닐의 미국 유입 차단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중국에 부과한 추가 관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 등에 대한 상호관세를 제외하더라도 품목별 관세 등 다른 명목을 통해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도 반도체 등 전자제품은 지난 2일 발표한 국가별 상호관세에서 제외될 뿐 앞으로 진행할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를 통해 관세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그리어 대표는 중국을 제외한 국가에 대한 90일간의 상호관세 유예기간과 관련해서는 "우리는 이미 다른 국가와 많은 대화를 나누고 있었고, 앞으로는 이들 국가가 테이블에 나와 계속 제안을 할 것"이라며 "현실은 우리는 밤낮을 쉬지 않으면서 보고서를 공유하고, 제안을 받고 피드백을 주면서 미국과의 상호교역을 더 잘 달성할 수 있도록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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