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 나오는 증시, 눈높이 낮추는 증권사…목표가 하향 18% 증가

  • 탄핵·트럼프 상호관세 부과 등 불확실성 커

  • 지난해 4건 그친 매도 리포트 1Q만에 3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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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탄핵 정국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상호관세 부과 등 이슈로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 속 증권사들이 기업에 대한 눈높이를 낮추고 있다. 올해 들어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한 증권사 리포트가 지난해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날까지 증권사들이 발간한 목표주가 하향 리포트는 총 1446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230건) 대비 17.6% 증가한 수치이며, 2023년 같은 기간(920건)과 비교하면 57.2% 증가한 수준이다.
 
증권가의 눈높이가 낮아지는 것은 연초부터 국내외 정치·경제 이슈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엔 미국 트럼프 전 대통령의 관세 부과 정책으로 예상치 못하게 영향을 받는 회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예기치 못한 관세로 인해 앞으로 실적 기대감이 떨어지는 기업도 많아졌다. 상상인증권은 전날 “관세 영향은 불가피하다”며 현대차와 기아의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하기도 했다. 두 기업은 모두 올해 1분기 시장의 실적 기대치는 충족한 상황으로 분석됐다. 
 
'매도' 의견을 내놓는 리포트도 속속 나오고 있다. 올해 들어 증권사가 발간한 매도 의견 리포트는 총 3건이다. 지난해 전체 매도 리포트가 4건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다. 기업 전망에 대해 보수적인 증권가에서는 통상적으로 직접적인 매도 의견보다는 '중립' 투자의견을 통해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이에 기업 전망이 나쁘거나 주가가 아무리 떨어져도, 매도 의견 리포트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최근 매도 리포트가 빠른 속도로 나온다는 것은 그만큼 한국 증시 상황이 악화됐다는 방증으로 볼 수 있다.
 
앞서 DS투자증권은 지난 2월 HD현대건설기계의 투자의견을 기존 매수에서 매도로 2단계 낮춘 바 있다. 당시 DS투자증권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이 주가에 과도하게 반영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미래에셋증권은 SOOP에 대해 라이브 스트리밍 산업 쇠퇴 등을 이유로 매도 의견을 제시했다. 메리츠증권 또한 넥슨게임즈에 대해 기존 출시작 부진과 인건비 부담에 실적 악화가 예상된다며 매도 리포트를 낸 바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식시장 내에서는 관세로 인한 수요의 불확실성으로 이익 전망의 어려움이 발생하고 있다”며 “1분기 실적시즌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런 상황 속 한국증시가 저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난 7일 종가 기준 코스피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9배였는데 이는 2008년 금융위기(0.81배)보다 낮을 정도였다. PBR이 낮을수록 장부보다 실제 시장이 낮게 평가되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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