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쟁탈전…은행들 "저원가성예금 잡아라"

  • 케이뱅크와 10월 계약 종료

  • 저원가성 예금, 20·30세대, 법인고객 확보 효과

  • 고객 포트폴리오 유심히 살펴볼 듯

업비트 본사 사진연합뉴스
업비트 본사 [사진=연합뉴스]
가상자산거래소와 동맹을 맺으려는 은행권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수익성 악화가 우려되는 시중은행은 거래소와의 협업을 통해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해 나간다는 구상이다. 거래소의 주고객인 20·30세대와 잠재고객인 법인 고객을 유입해 관련 상품 판매도 확대해 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올 하반기 케이뱅크와 실명계좌 계약 만료를 앞둔 업비트와의 제휴를 검토하고 있다. 

업비트는 2020년 5월부터 케이뱅크와 제휴를 맺어왔지만 오는 10월 계약이 종료된다. 은행별로 업비트 측에 강점을 알리며 개별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체 간 물밑 경쟁이 치열한 이유는 저원가성 예금 때문이다. 미·중 간 관세전쟁과 경기침체로 대출 연체율이 늘어남에 따라 은행권의 수익성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지난 3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저원가성 예금 잔액은 583조66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1% 증가했다. 

거래소 예치금 금리는 연 2.1%에 불과하다보니 은행으로선 저비용으로 대규모 수신잔액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5대 시중은행의 1년 평균 예금금리는 2.9%인 것과 비교하면 거래소 예치금 금리는 0.8%포인트 낮은 수준이다. 

신규 고객 유입도 시중은행이 업비트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다. 최근 빗썸과 제휴를 시작한 국민은행의 요구불예금 신규 계좌 수는 올 1월 3만7480계좌에서 3월 5만8573계좌로 늘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사업을 이어가고 있어 업비트와 계약을 체결할 경우 젊은층 고객 유입 속도가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가상자산 투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연령대는 20·30세대다. 하나은행은 '달달 하나' 브랜드를 통해 카드, 통장을 내놓으며 젊은 세대를 공략 중이다. 우리은행은 MZ세대 접점을 넓히기 위해 트래블 카드, 우리 크리에이터 우대 통장, 게임대회 후원 등을 이어오고 있으며 조만간 알뜰폰 시장에도 진출한다. 향후 금융당국은 법인 계좌도 단계적으로 허용하기로 해 기업 고객 유입 기회도 잡을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업비트가 케이뱅크와 계약을 연장하는 방안을 택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실명 계좌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기존 고객의 이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인 등락이 심할 경우 입출입도 빠르게 바뀌어 이를 통제할 수 있는 관리체계도 중요한 요인으로 평가될 것"이라며 "업비트는 은행의 연령별 고객 비중도 중요하게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경기침체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은행 간 저원가성 예금 유치 경쟁은 내년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연간 48조원에 달하는 서울시 금고에 대한 신한은행 운영권이 내년 만료되면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주요 시중은행이 입찰에 뛰어들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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