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4일 정부 통상 당국에 따르면 안 장관은 이르면 내주 워싱턴 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 등 미국 고위 당국자들과 만나 미국의 대한국 관세 조정 협상에 나서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정부 관계자는 "상대 측과 일정 조율에 따라 시기가 다소 조정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이르면 내주 방미가 이뤄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이날 서울 종로구 총리서울공관에서 경제안보전략TF 회의를 주재하고 "(한·미) 양국 간 협상을 위해 산업부 장관을 중심으로 협상단을 구성하고, 빠른 시일 내 방미를 추진해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협의에서 안 장관은 무역 균형 추구를 위한 보다 구체적인 협상 방안을 제시하면서 상호관세 면제 또는 완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미국이 상호관세 부과의 명분으로 삼고 있는 비관세 장벽 문제 해결을 위한 한국 측의 노력을 설명할 것으로 예측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현지시간) 맞대응에 나선 중국 대상 상호관세만 125%로 올리면서 상호관세율이 25%로 예고된 한국 등 나머지 국가에는 상호관세를 90일간 유예하고 10%의 기본 관세만 우선 부과하고 협상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협상 의사를 밝힌 약 70개국 가운데 한국과 같이 협상 결과 도출이 용이한 동맹국과 우선 협상을 타결 짓겠다는 방침이다.
다른 정부 당국자는 "반도체, 바이오 등 계속 더 나올 게 있는 상황"이라며 "지금은 다른 국가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 차분하게 대응하는 게 더 유리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계도 미국의 상호관세 발표 등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에 방문했다.
한국무역협회를 중심으로 업종별 단체 등 7개 단체가 함께 방문단으로 구성돼 민간 통상 대응에 나섰다.
전날 워싱턴 DC로 떠난 이번 방미단은 이인호 무역협회 부회장과 김정회 한국반도체산업협회 부회장, 박태성 한국배터리산업협회 부회장, 이경호 한국철강협회 부회장 등 부회장단을 주축으로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 한국원자력산업협회 등도 참석했다.
이들은 오는 17일까지 워싱턴 DC에서 미국 정부 주요 인사와 상·하원 의원, 싱크탱크 핵심 인사 등을 두루 접촉해 한·미 경제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관세 조치로 한국 기업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아웃리치 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다음 달 중순에는 윤진식 무역협회 회장이 무협 회장단과 함께 대미 무역사절단으로 워싱턴 DC를 찾아 상호관세 등에 대한 한국 기업·산업계 입장을 설명할 계획이다.
내달 방미단은 현대차와 LG전자, 효성그룹, 대한항공 등 주요 기업들이 참석하는 방향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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