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치 테마주가 과열되고 있다. 시장이 방향성을 잃은 상태에서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특정 종목만 널뛰기를 하고 있다.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던 종목도 급락하면서 변동성이 더욱 확대된 모습이다. 주가 상승에 메자닌(CB·BW) 투자자들의 권리 행사도 이뤄져 대규모 물량 출회에 대한 부담도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상지건설은 12.33% 하락 마감했다. 상지건설은 10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달 들어 지난 17일까지 1000%가 넘게 폭등해 3000원대였던 종목이 장중 5만6000원대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18일 급락세로 마감하면서 투자자를 패닉으로 몰았다. 개인투자자는 이달 상지건설을 5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두 차례 매매거래가 정지됐지만 개인은 매수세를 오히려 더 늘렸다.
개인투자자들이 사들인 이유는 상지건설이 '이재명 테마주'로 묶였기 때문이다. 상지건설은 지난해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 171위를 기록한 중소형 건설사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의 캠프에 임무영 상지건설 전 사외이사가 합류한 것으로 알려져 급등세를 탔다. 임 전 이사는 퇴임해 회사와 직접 관련은 없는 상태다.
다른 테마주들도 급등했다. 지난 18일 상한가에 거래를 마친 종목은 총 12개였다. 이 중 경남스틸, 포바이포, 계룡건설, 대주산업 등 9개가 정치 테마주다.
계룡건설은 지난 17일 14% 넘게 급락 마감했지만 이튿날인 18일에는 상한가로 마감했다. 계룡건설은 충청권 중심 건설사로 세종시 건설 프로젝트에 다수 참여하면서 '대통령실 세종시 이전' 수혜주로 엮였다. 대주산업, 성신양회 등도 세종시 수혜주로 분류됐다.
포바이포도 '이재명 테마주'로 단기간 급등한 종목 중 하나다. 14일부터 5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팹리스 기업인 퓨리오사 AI를 방문하자 협력업체로 알려진 포바이포가 급등했다.
마찬가지로 퓨리오사 AI 관련주로 분류된 팬스타엔터프라이즈는 지난 14일에도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15일 13.97% 급락하는 등 주가가 오르내리고 있다.
이처럼 주가가 급등락하면서 투자에 주의가 요구된다. 상지건설의 경우 지난 18일 장 초반 29% 넘게 오르며 상한가에 근접했으나 오후 들어 하락 전환하는 등 변동성이 커진 상태다.
특히 상지건설은 보유 중이던 전환사채(CB)를 영파, 글로벌제1호조합, 엠제이앤리, 티디엠 투자조합 1호 등 4곳에 153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2년 120억원에 발행된 해당 CB는 회사 측이 2023년 투자자에게서 132억원에 사들였는데 주가가 급등하자 153억원에 다시 매도했다.
채권자가 CB를 전환하면 보통주 240만주가 발행된다. 전환 청구 기간은 오는 9월 18일인데 주가가 급등한 만큼 오버행(잠재적 매도물량)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재명 테마주로 분류된 크라우드웍스 역시 3번 연속 상한가를 기록하는 등 급등했는데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신주인수권이 행사되자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에르코스, 형지글로벌 등도 주가가 급등하자 CB 전환청구권이 행사되며 물량 부담이 커졌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치 테마주는 급등세를 보이다가도 단기간에 급락하는 등 주가 변동성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기업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주가가 오른 만큼 상승세에 올라타면 매도 시기를 놓치기 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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