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일 우리은행 대표 프라이빗 뱅킹(PB) 영업점인 청담동 투체어스 W에서 만난 김현주 지점장은 "부자들은 공격적인 투자보다 안전적인 투자 방식을 더 추구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15년 이상 고액자산가 자산을 관리해온 전문 프라이빗 뱅커다.
김 지점장이 부자들에게 권유하는 투자 포트폴리오 비중은 채권 37%, 주식 35%, 현금 21%, 대체자산 7%다. 가장 투자 비중이 높은 채권은 미국 시장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그는 설명한다. 미국 국채 중에서는 10년물 이상이 인기 상품이다. 미국 국채 10년물, 30년물 금리는 5% 수준으로 높은 편이다. 김 지점장은 "장기 채권 특성상 기준금리 인하 시 채권 가격이 오르며 자본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미국 국채의 자본차익은 비과세 혜택이 적용돼 리스크를 꺼리는 강남 부자들에게 선택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펀드도 부자들 뭉칫돈이 몰리는 투자처라고 설명했다. 특히 AI(인공지능)와 반도체 등 빅테크에 대한 투자 확대가 이어지고 있다. AI가 뉴 노멀(새로운 기준)로 자리 잡으면서 이를 구현하기 위해 필수적인 고성능·고용량 D램이 각광받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미국 다음으로 주목받는 투자처는 인도다. 넥스트 차이나로 주목받자 강남 초우량 자산가들 관심이 인도 펀드로도 쏠리고 있다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김 지점장은 "인건비가 저렴한 인도에 해외 제조업 등이 몰리면서 내수시장과 경제성장률이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의 중국에 대한 제재가 장기화되고 있다"며 "인도 증시 대표 지수인 니프티50뿐 아니라 고성장 업종에 초점을 맞춘 상품을 찾는 수요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지점장은 한국 주식시장의 성장 가능성도 높게 봤다. 그는 "한때 미국 주식시장은 고점을 돌파했으나 상대적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그만큼 따라가지 못했다"며 "트럼프 취임 이후 한국 증시는 미국보다 조정 영향을 적게 받아 앞으로 반등 여지가 훨씬 높다"고 분석했다. 특히 그는 저평가돼 있는 반도체·자동차·바이오 등 대량주가 포함된 인덱스펀드를 매수할 기회라고 짚었다.
변동성이 작다는 점에서 주가연계신탁 상품(ELT)도 추천했다. 김 지점장은 "개별 주식 종목이 오를 때는 시장 가격보다 더 오르지만 낙폭도 크다"며 "대표지수는 한번에 크게 등락하지 못해 위험성이 낮다"고 설명했다.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고 싶지만 원금 손해만큼은 피하고 싶은 고객에게는 신종자본증권을 권했다. 김 지점장은 "신종자본증권 수익률은 연 4~5% 이상으로 예금(1%대)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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