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산 유제품 내년부터 무관세...유업계 '한숨'

  • A2우유 등 제품 고급화로 대응책 마련

  • 농식품부 "생존 위해 사업다각화 필요"

농심·서울우유 등 일부 홈플러스 납품차질
마트에 있는 유제품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내년부터 미국·유럽연합(EU) 등에서 들어오는 수입 우유에 대한 관세가 철폐될 예정이어서, 국내 유업계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국내 우유 매출액 감소와 맞물려 저렴한 외국산 멸균우유의 수입량이 늘고 있는 만큼 '이중고'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유업계는 제품 고급화 등 대응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24일 농림축산식품부와 유업계에 따르면 오는 2026년부터 미국산과 EU산 유제품에 수입관세는 적용되지 않는다. 미국산은 수입 관세가 2023년 7.2%에서 올해 2.4%까지 단계적으로 줄었고 EU산 유제품 역시 2023년 9.0%에서 매년 순차적으로 낮아져 2026년 폐지될 예정이다.

이미 수입 우유는 국내 시장에서 입지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멸균우유의 수입량은 4만 8671t으로 전년(3만 7361t)보다 30.3% 늘었다. 멸균우유 수입량은 2019년 처음으로 1만 톤을 돌파한 뒤 5년 만에 4배 증가했다. 올해 수입량은 5만 톤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부터 미국산과 EU산 우유의 관세가 없어지면서 수입 우유의 가격 경쟁력이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국내산 신선우유 평균 가격은 ℓ당 3000원대인 반면 폴란드산 등 수입 멸균우유는 ℓ당 1500원 전후로 절반 가격이다. 여기에 수입산 멸균우유는 유통기한도 1년정도로 국내산 신선우유보다 길다. 

저출산으로 우유의 주소비층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국내 유업계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농촌경제연구원(KREI)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원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3.6% 감소한 415만3000t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우유에 대한 인기도 감소하면서 1인당 흰우유 소비량은 25.9kg으로 10년 전(27.7kg)에 비해 6.5% 줄었다. 

유업계는 제품 고급화로 대응하겠다는 분위기다. 대표적인 것이 A2우유 개발과 보급이다. A2우유는 일반 우유와 달리 A2 베타카제인만을 포함한 우유다. 일반 우유에 있는 A1단백질이 없어 소화가 더 잘된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만 가격이 일반 우유에 비해 1.5배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농식품부는 국내 유업계가 생존하기 위해서 제품 고급화와 더불어 사업 다각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착향 우유에 원유 비중을 높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고민 중"이라며 "우유 소비가 감소하고 수입 제품도 들어오는 만큼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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