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민의힘 경선이 진행 중인 가운데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가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다. 공직 사퇴 시한 등을 고려해 이번 주 출마 여부를 공식화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한 대행이 이르면 오는 30일 사퇴한 후 대선 출마를 선언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대행이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상 대선 한 달 전인 5월 4일까지 공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국민의힘이 29일 3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한 후 그 결과에 따라 한 대행이 출마를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우세한 상황이다. 국민의힘 2차 경선에서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음 달 3일 최종 경선에서 후보를 확정하는데, 이 경우 한 대행과 단일화가 결과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견해도 있다.
한 대행이 정대철 헌정회장과 회동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통해 출마가 논의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번 만남은 한 대행 측에서 먼저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한 대행은 각 분야 주요 현안에 대한 적극적 행보로 사실상 대선 출마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해석이 분분했다. 대선에 관한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으면서 출마 가능성도 계속해서 높여 갔다.
한 대행은 지난 23일 오전 경기 평택시에 있는 캠프 험프리스 한미연합사령부에서 제이비어 브런슨 한미연합사령관 등과 함께 안보 현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강신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조이 사쿠라이 주한미국대사관 부대사 등도 참석했다.
다음 날에는 저출생 원인 중 하나인 높은 주거비 부담을 낮추기 위해 인천시에서 추진하는 '천원주택' 현장을 찾아 사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현장의 의견을 청취했다. 인천시는 하루 1000원(월 3만원)의 임대료로 살 수 있는 매입 임대주택 500호와 전세 임대주택 500호를 공급하고 있다.
한 대행은 같은 날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이들에게 정부 재정이 닿아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며 국회의 협조를 당부했다. 대통령 권한대행의 시정연설은 1979년 당시 권한대행이던 최규하 전 대통령 이후 46년 만이다.
시정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난 한 대행은 대선 출마 계획에 관한 질문에 "고생 많으셨다"고 말해 즉답을 피했다. 한 대행은 지난 20일 공개된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대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의에 "아직 결정을 내리지 않았다. 노코멘트"라고 답했다.
한 대행은 SK텔레콤에서 유심(USIM) 해킹 사고가 발생한 것과 관련해 이날 과학기술정보통신부를 중심으로 방송통신위원회,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 관계 부처에 조속히 국민 불편 해소에 전력을 다해 달라고 긴급 지시했다.
아울러 한 대행을 대선 후보로 추대하려는 시민사회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한덕수 총리 대통령 후보 추대 국민운동본부는 21일 "국민을 편 가르기 하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게 만들며, 대한민국이라는 공동체의 가치를 다시 하나로 엮어낼 지도자가 절실하다"면서 한 대행의 대선 출마를 촉구했다.
제21대 대통령국민추대위원회도 22일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의 이념을 바탕으로 우리 안팎에 몰아친 시련과 갈등을 지혜롭게 헤쳐나갈 인물로 한덕수 총리를 국민 후보로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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