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서울 합정동 SKT 매장에서 만난 SKT 이용자 이선영(가명, 29)씨는 이같이 밝혔다.
이날 서울 시내 대리점 곳곳에서는 유심을 바꾸기 위한 고객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일부 매장에서는 수요를 감당하지 못해 약 30분간 유심 교체를 진행한 후 '유심 없음'이라는 안내문을 매장 앞에 붙이기도 했다. 서울 시내 대리점에서는 '유심 재고가 소진됐다'는 공지가 걸려 있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이씨는 유심 해킹과 관련한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해 더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해킹 사건이 터진 날부터 '유심 무상 교체'와 같은 대책을 빨리 세웠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난 25일 유영상 SKT 대표는 서울 중구 SKT T타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유심 정보 유출 사고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유 대표는 "모든 고객을 대상으로 유심 무료 교체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SKT 측은 이번 조치가 고객이 느낄 불안감을 최대한 해소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으나 고객들의 불안은 여전했다.

그는 "유심 교체를 위해 매장 앞에서 15분 정도 기다렸다"며 "유심 데이터뿐 아니라 이동가입자식별번호(IMSI)와 단말기고유식별번호(IEMI)도 털렸다는 이야기를 듣고 휴대전화 복제가 가능하다 생각했다"고 답했다. 김씨는 "은행 앱도 휴대전화로 사용해 불안해 유심을 교체하려 한다"고 했다.
이번 SKT 해킹 사건으로 통신사를 옮기고 싶다는 이용자도 있었다. 조씨(30)는 "당장은 휴대전화 약정이 걸려 있어 통신사를 옮길 순 없지만, 차후 통신사를 바꿀 생각도 있다"며 "차선책으로 먼저 유심부터 바꾸려고 한다"고 하소연했다.
조씨는 이번 SKT의 조치가 회의적이라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조씨는 "이번 해킹 사건이 당장 가시적으로 나타나는 피해가 없어 SKT의 대응이 유야무야한 것 같다"며 "다른 통신사로 간다고 해서 이미 털린 부분이 복구되는 것은 아니지 않나. 그런 측면에서 대응이 미온적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에 SKT 측은 주말 유심 대응은 대리점에서 가지고 있는 물량으로 교체를 진행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SKT 관계자는 "28일 들어오는 유심 물량을 공식적으로 확인해주기 어려우나 최대한 많이 확보하려고 노력 중"이라며 "사전에 빨리 소진된 곳들은 대리점마다 '유심 없음'이라는 안내 문구를 넣는 상황이다"라고 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