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T 유심 해킹 기사가 뜨고 나서 주말 내내 대리점을 돌아다녔어요. 다 유심 재고가 없다고 하더라고요. 마지막이다 싶어 공항에서 바꾸려고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왔고 비행기 출발 시간보다는 5시간 일찍 왔네요."
5월 연휴를 앞둔 28일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SKT 로밍센터 앞에서 만난 이용자 배진영씨(가명·30)는 이같이 말했다. 로밍센터 앞에서 약 40분 기다리던 배씨는 인파를 뚫고 들어가 유심을 교체했다. 그는 SKT에서 권장하는 유심보호서비스는 이미 신청해둔 상태였다. 하지만 해외 로밍 시에는 유심보호서비스가 안 된다는 발표를 듣고 주말 내내 대리점을 돌아다니느라 진땀을 뺐다고 토로했다.
배씨는 "개인정보와 금융정보가 또 털리면 어떡하냐"며 "유심 교체를 진행했지만 불안한 마음에 금융 관련 OTP는 다 재설정한 상황"이라고 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로밍센터에서 유심을 교체하기 위한 대기 인수는 약 100번대였다. 센터에 로밍 이용객과 직원들이 함께 몰린 탓이다.
대기 시간이 길어져 결국 유심 교체를 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고객도 있었다. 발리로 행선지를 잡은 또 다른 배씨(34) 역시 "평소처럼 공항에 왔다가 유심을 교체하지 못하고 출국한다"고 말했다.
그는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선 로밍센터에서 1시간 정도 더 기다려야 한다고 하더라"며 "해외에선 유심보호서비스도 안 돼서 불안하지만 일단 출국은 해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털어놨다.

연휴를 맞아 3박 4일로 일본여행을 가는 황씨(36)는 "일 때문에 주말에 유심을 바꾸지 못했다"며 "와이파이 대신 로밍을 종종 이용하는데 로밍을 하면 유심보호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한다고 해 유심을 교체하러 왔다"고 말했다. 그는 20분 정도 기다렸다 유심을 바꾼 후 출국장으로 이동했다.
제 1여객터미널 F카운터 근처 SKT 로밍센터에는 대기인이 89명이었다. 이에 현장 직원들은 한 곳에만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른 로밍센터로 이용객들을 분산시켰다. 로밍센터 앞을 정리하던 한 직원은 "최대 1시간 정도 대기 시간이 소요된다"며 "출국장 안에 SKT 로밍센터가 있으니 그곳을 이용해도 좋다"고 외쳤다.
지난 27일 SKT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토교통부와 협의 후 공항로밍센터에서 유심 교체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SKT는 인천공항과 협의 후 로밍센터 인력을 50% 늘려 서비스를 지원하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이날 SKT가 유심 교체만을 위한 인력을 따로 배치한 곳은 제1여객터미널 H카운터 로밍센터뿐이었다. 이곳에서 유심 교체 업무만 직접 담당하는 직원은 3~4명이었다. 제2여객터미널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카운터 외에 따로 배치한 카운터는 없었다.
유심 해킹 사고에 대한 시민 불편은 공항을 넘어 시내까지 이어졌다. 서울 곳곳 SKT 매장 앞에는 유심 교체를 위한 대기줄이 늘어섰다. 400번대까지 번호표를 만든 을지로 한 SKT 매장은 낮 12시에 "모든 번호표가 소진됐다"고 안내했다.
또 다른 매장에서 기다리던 SKT 고객 최씨(29)는 부모님 유심을 교체하기 위해 약 3시간 대기했다고 밝혔다. 최씨는 "매장에 유심이 100개 들어왔다고 했다"며 "약 50번째 대기번호를 받았다"고 안도했다.
온라인에서도 SKT 유심 교체를 위한 대기가 이어졌다. 약 11만명이 유심 교체 서비스를 예약하기 위해 몰렸고, 예상 대기 시간이 약 10시간을 넘어섰다.

한편 SKT는 5월 연휴를 앞두고 공항 유심 수급에 더 신경 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SKT 관계자는 "공항에는 해외 로밍 고객이 있어 불안감이 느끼는 고객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공항에 유심을 좀 더 배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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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s**** 2025-04-28 15:54:25일하는 직원들이 고생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