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 짓고도 팔리지 않아 ‘악성 미분양’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이 지난달 2만5000가구를 넘어섰다. 11년 8개월 만에 가장 많은 수준으로 지방에서만 2만가구 넘게 발생했다.
29일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3월 주택통계에 따르면 3월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8920가구로 집계됐다. 전월 7만61가구 대비 1.6%(1141가구) 감소한 수치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6528가구로 한 달 새 6.1%(1072가구) 줄었고, 지방은 5만2392가구로 소폭(69가구) 감소했다.
다만 준공 후 미분양은 2만5117가구로 같은 기간 5.9%(1395가구) 늘었다. 앞서 2013년 8월(2만6453가구)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이다. 새 아파트를 다 짓고도 주인을 찾지 못한 빈집이 빠르게 늘었다는 의미다. 준공 후 미분양은 2023년 8월부터 20개월 연속 증가했다.
수도권은 4574가구로 전달 대비 0.7% 증가에 그쳤지만, 지방은 2만543가구로 한 달 전보다 7.1% 늘었다. 지방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은 △대구 3252가구 △경남 3026가구 △경북 2715가구 △부산 2438가구 등 영남권에 집중된 양상을 보였다. 제주(1605가구), 전남(2392가구) 등도 미분양 물량이 많지만, 증가 추세는 멈췄다.
정부가 미분양 주택 해소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했던 기업구조조정(CR) 리츠는 이달 처음으로 등록했다. JB자산운용이 등록한 리츠가 대구에 있는 미분양 아파트 288가구를 매입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추가 등록을 앞둔 리츠의 매입 물량을 포함해 2000가구가량 사들일 예정이다. 예정대로 추진한다고 해도 전체 미분양 문제를 해소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3월 주택 인허가는 3만1033가구로 전월 대비 148.2% 늘었다. 수도권은 1만5145가구로 전월 대비 45.3% 많아졌고 지방 역시 1만5888가구로 188.9% 증가했다. 착공은 1만3774가구로 같은 기간 36.8% 늘었다. 착공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회복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평년 대비 낮은 수준이었다.
3월 주택 거래량은 6만7259건으로 한 달 전보다 32.7%,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3% 늘었다. 서울 아파트 거래가 9349건으로 같은 기간 97.1% 급증했다. 서울 강남권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재지정 이슈가 불거지면서 거래가 크게 늘어난 영향이다.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은 23만9044건으로 이 가운데 월세가 14만1531건으로 59.2%를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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