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CB 풋옵션 행사 확산…현금 방어 시험대

  • 투자자들 주가 부진에 조기 상환 요구 늘어…기업들 유동성 압박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자료=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
최근 코스닥 상장사들의 주가 부진이 이어지면서 투자자들의 전환사채(CB) 풋옵션 행사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기업들이 유동성 압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전날 '전환사채(해외전환사채 포함) 발행 후 만기 전 사채 취득' 공시는 7건으로 집계됐다. 올 들어 같은 공시가 총 13건(28일 건 제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최근 코스닥 상장사의 만기 전 사채 매입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 공시는 회사가 전환사채를 발행한 이후 만기 전에 채권자로부터 해당 사채를 다시 사들였다는 의미로, 크게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과 매도청구권(콜옵션)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최근에는 채권자가 만기 전에 원리금 상환을 요구하는 풋옵션 행사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제약·바이오 전문기업 라파스는 지난 28일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에 따라 25억원 규모의 CB를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해당 CB는 2023년 발행 이후 전환청구권이 세 차례, 풋옵션이 두 차례 행사됐다. 같은 날 코스닥 상장사 아이텍 역시 채권자의 풋옵션 행사로 CB를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 회사가 해당 CB에 대해 풋옵션을 행사한 것은 지난달에 이어 한달 새 두 번째다.
 
사채권자가 풋옵션을 행사하는 이유는 해당 기업의 채권 가치가 하락하거나 주가가 하락했기 때문이다. 최근 만기 전 사채 취득 공시가 늘어난 이유는 주가 하락과 관련 있다고 볼 수 있다.
 
앞서 언급한 라파스는 CB 발행 당시인 지난 2023년 4월 27일 1만9390원이던 주가가 지난 28일 기준 1만5550원까지 떨어졌다. 같은 기간 주당 전환가액도 CB 리픽싱을 통해 2만4930원에서 1만9944원으로 낮아졌다. 아이텍 역시 CB 발행 당시 9100원이던 주가가 현재 5640원으로 하락한 상태다.
 
일각에서는 상장사들의 주가 부진이 지속되면서 풋옵션 행사 사례가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풋옵션 청구가 증가하면 발행사는 현금 상환 부담에 직면하게 돼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우려와 증시 변동성 확대 속에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요구가 늘고 있다"며 "기업들이 유동성 압박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아진 만큼 발행사들의 재무 건전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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