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28일(현지시간) 열린 총선에서 자신이 이끄는 자유당의 승리를 선언하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주권 위협으로부터 캐나다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카니 총리는 캐나다 오타와에서 승리 연설을 하며 “의회 내 모든 정당과 건설적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두 주권 국가 간의 미래 경제 및 안보 관계를 논의하기 위해 트럼프와 함께 마주 앉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카니 총리가 승리 선언에서 미국을 향해 “내가 몇 달간 경고해 왔듯이 미국은 우리의 땅, 우리의 자원, 우리의 물, 우리나라를 원한다”며 “이것은 헛된 위협이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캐나다를 소유하기 위해 우리를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미국과의 오랜 관계는 끝났다”며 이제는 미국과의 무역 관계에 의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가 캐나다인일 때 캐나다는 성장한다”며 더 강한 국가를 건설하겠다는 의지를 다졌다고 캐나다 일간 토론토스타가 보도했다.
카니 총리는 “우리는 우리의 근로자와 기업을 보호하고 무엇보다도 조국의 독립적인 미래를 건설할 것”이라며 “우리는 캐나다를 강하게, 캐나다를 자유롭게, 캐나다를 영원히 건설할 것”이라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자유당은 현지시간 29일 오전 0시 59분 현재 하원 전체 343개 의석 중 164개 지역구에서 당선 또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야당인 보수당이 147개 지역구에서 당선 또는 선두를 달리고 있다. 다만, 자유당이 전체 의석의 과반(172석)을 확보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총선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관세 협박과 ‘미국의 51번째 주’ 발언 등 주권 침해 논란 속에서 치러졌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제1야당인 보수당은 자유당과의 지지율 격차를 20%포인트 이상 벌리며 피에르 포일리에브르 대표가 차기 캐나다 총리가 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그러나 포일리에브르는 ‘캐나다의 트럼프’라는 이미지 탓에 지지 기반이 약화됐고 경제 위기에서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지난달 취임한 카니 총리는 정치 경험도 없고 대중적 인지도가 낮았지만 지난달 쥐스탱 트뤼도 전 총리 후임자로 취임해 경제 전문가로서 관세 위기 대응에 강점을 보였다. 자유당은 외부 위기를 돌파하며 정치적 반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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