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경의 오션노트] "대기업보다 잘 받아"...억대 연봉 바다 위 '신의 직업'은

  • 해기사 연봉 평균 1억원...경력 쌓일수록 높아

  • 장기 근무 등 열악한 처우에 지원자는 줄어

  • 韓해운 호황 속 '선박 운항' 경쟁력 악화 우려

사진연합뉴스
한국해양대 학생들이 원양항해실습을 위해 출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다에 나가면 억대 연봉이 보인다?"

바다 위에도 연봉 1억원을 넘기는 고소득 전문직이 있다. 선박을 조종하고 관리하는 해기사(海技士)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해기사는 조타와 엔진을 관리하며 해상 물류의 안전과 효율을 이끄는 '바다 위 전문가'로 통한다.

4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해기사의 평균 연봉은 선종(船種), 직급, 항로 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평균 1억원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도선사의 경우 항만 규모와 도선사의 숙련도에 따라 연봉이 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대기업 부장급 이상과 유사하거나 오히려 웃도는 수준이다.

해기사는 선박의 운항, 엔진, 통신 등을 담당하는 선원 전체를 가리킨다. 도선사도 해기사의 한 종류로 특정 항만이나 운하에서 선박을 안전하게 인도하는 전문가를 뜻한다.

통상 해기사가 되기까지는 3~4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해양대학교나 해사고등학교에 진학해 해기 전문 교육을 이수한 뒤 졸업과 동시에 해기사 면허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면허를 취득한 이후에도 일정 기간 실습 및 승선 경력을 쌓아야 정식 승선이 가능하다. 항해사나 기관사로서 첫발을 내딛기까지는 학업과 실습, 면허 취득 과정을 포함해 최소 4년 이상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 억대 연봉에도 해기사 인력 부족 '심각'...지원 대책 시급
하지만 억대 연봉에도 불구하고 해기사 지원자는 매년 줄고 있다. 한번 배를 타면 오랜 기간 바다 위에서 생활해야 해 젊은 구직자들에게 기피 업종으로 평가받고 있어서다.

실제 한국해운협회가 연평균 해기사 직급별 증감률 및 고용 비율, 미래 선대 증가를 고려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30년 한국인 해기사의 공급은 수요에 비해 2710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됐다. 공급 부족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해 2040년에는 3605명, 2050년에는 4426명 부족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내항 선사의 해기사 부족 현상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말 기준으로 내항상선에 승선 중인 해기사 중 70대 이상이 32.7%에 달한다. 외항 선사와 달리 근로소득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점이 젊은 해기사들의 가장 큰 기피 요인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해운협회는 △해기사 단기양성과정 활성화 △장기승선자 인센티브제도 개선 △선원소득 전액 비과세 등을 적극 추진 중에 있다.

해운 전문가들은 해기사 인력 부족 현상이 국내 해운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한국은 대부분의 수출입 물동량을 해상 운송에 의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해운업 호황으로 LNG 등의 선박 수요가 늘고 있는 상황에서 해기사 인력 부족은 선박 운항 차질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단 지적이다.

양창호 한국해운협회 부회장은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해기사는 1만1000여명 정도로, 늘어나는 선박 수요를 고려하면 10년 후 최소 1만5000명까진 해기사 인력이 늘어야 한다"며 "해기사 확보를 위해 협회도 장기 승선사에게 인센티브를 강화하고, 선원소득 전액 비과세 추진을 지속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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