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국민의힘 '마지막 결선의 날'…지지 후보 다르지만 단일화엔 '무임 승차' 한목소리

  • 전당대회 건물 앞 김문수·한동훈 지지자 좌우로 나뉘어 응원

  • 단일화 두곤 "당 경선 안 했기에 말 안 돼…지도부 권한 아냐"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높게 들고 흔들며 김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송윤서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지지자들이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태극기와 성조기를 높게 들고 흔들며 김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송윤서 기자]

"사실 무임 승차하는 한덕수 후보는 절대 반대죠."

3일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었던 국민의힘 대통령 선거 후보 최종 결선의 막이 올랐다. 당원들은 저마다 다른 뜻을 품고 한 곳에 모여 붉은 물결을 이뤘다. 행사장 앞에서 좌와 우로 갈라진 지지자들은 각자 후보를 응원하면서도 한덕수 전 총리와 단일화를 향해선 "무임 승차"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한 후보 지지자인 배 모(60대·여)씨는 '한 전 총리와 단일화를 어떻게 보냐'는 질문에 "무임 승차"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무총리로서 계엄을 하게 됐기에 만약 법원에서 내란 혐의가 있다고 판결을 한다면 결국 (국민의힘은) 내란 정당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 "한 전 총리는 국민의힘 경선에 안 나왔기 때문에 단일화는 말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날 국민의힘은 지난 1∼2일 실시한 당원 선거인단 투표(50%)와 국민 여론조사(50%) 결과를 토대로 김 후보를 최종 후보로 선출했다. '반탄'(탄핵 반대) 김 후보와 '찬탄'(탄핵 찬성) 한 후보가 마지막 심판대에 오르며 막판까지 쉽사리 결과가 예측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를 약 한 시간 앞둔 오후 1시께 행사가 열리는 경기 고양시 킨텍스는 어깨에 비가 한두 방울 묻어 나는 궂은 날씨 속에서도 열기가 식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건물 외벽 부착된 행사 현수막을 기준으로 김 후보와 한 후보의 지지자들이 좌우로 나뉘어 열띤 응원을 자아냈다. 대구에서 온 30여 명의 김 후보 지지자들은 둥글게 모여 꽹과리와 북을 두드리며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트럭에 올라탄 김 후보 지지자가 '무대수(무조건 대통령은 김문수)' '암행어사' '노동전사' 등 김 후보를 뜻하는 별명을 크게 외치자 지지자들은 더욱 세게 북을 두드리며 응원 대열에 가세했다. 

높게 흔들리는 태극기와 성조기도 기세를 더했다. 곳곳에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복귀를 촉구하는 'KING 석열 IS BACK'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은 지지자의 모습도 포착됐다.

김 후보 지지 대열에서 빨간 막대 풍선을 두드리던 김 모(50·여)씨는 "청렴하고 똑똑하다. 특히 대가 세다"며 지지 이유를 밝혔다. 시흥에서 고양으로 발걸음한 신 모(50대·남)씨 역시 "김 후보가 꼭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다"며 "역량도 완벽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청렴하다. 정치를 30년 했는데 25평 국민 주택에 사는 것조차도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빨간 풍선을 흔들며 한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구동현
한동훈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 지지자들이 3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제5차 전당대회에 참석해 빨간 풍선을 흔들며 한 후보를 응원하고 있다. [사진=구동현 기자]

오른편에 공간을 마련한 약 100여 명의 한 후보 지지자들은 '아모르 파티' 노래가 시작되자 빨간 풍선을 흔들며 몸을 움직였다. 일부 지지자들은 대열 앞에 나와 노래를 부르며 축제 분위기를 형성하기도 했다. 노래가 잦아든 틈새는 '무대한(무조건 대통령은 한동훈)' 등 한 후보를 응원하는 구호가 메웠다.

가까이서 풍선 물결을 지켜보던 정 모(64·남)씨는 "한 후보만한 후보가 없다"며 "한 후보를 밀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재명은 한 후보의 상대가 안 된다"며 "범법자를 대통령을 시킬 수는 없다"고도 덧붙였다.

3년 전부터 한 후보의 지지자였다는 국 모(40·여)씨는 "법무부 장관이었을 때부터 굉장히 많은 정책을 탄탄하게 준비했고 정책 공부를 많이 했다"며 한 후보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아울러 "개헌은 3년 동안 안에 할 수 있는 법적 지식이 완벽해야 한다"며 "대통령 후보로서 유일한 자격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경선을 마무리 지은 국민의힘에겐 '단일화'라는 산이 남았다. 경선 기간 내내 한 전 총리 출마설로 진통을 겪어 온 당은 단일화 문제를 현실로 맞게 됐다. 다만 지지자들은 서로 다른 후보를 지지하면서도 한 전 총리와 단일화에 대해선 공통적으로 부정적인 답변을 내놨다.

신 씨는 "한 전 총리가 단일화로 (당에) 들어온다고 하면 다 차린 밥상에 반찬만 넣는 것"이라며 "무조건 한덕수를 해야 한다고 하는 건 '절대 반대'"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당원 경선을 하든, 여론조사를 하든 결선에 올라온 후보와 한 전 총리가 토론을 한 다음 투표를 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국 씨도 "보수라는 이름은 룰을 지키고 법을 지키고 시스템을 따르는 것"이라며 "한 나라의 총리까지 했다는 분이 룰과 시스템상 경쟁을 이렇게 어겨서 새치기로 올라가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특히 그는 "권한이 없는 지도부가 단일화를 당연한 것처럼 해서 지금 후보 선출 자체를 찬물을 끼얹는 행동 자체는 굉장히 부적절하고 해당 행위에 해당한다고 본다"고 했다.

정 씨 역시 한 전 총리와 단일화와 관련해 "그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선출된 후보인데 왜 단일화를 하냐"고 반문하며 "그건 후보가 결정할 일이지 당 지도부가 결정할 일 아니다"고 단호히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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