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대어' 상장 철회에…셈법 복잡해진 '삼수생' 케이뱅크

 
서울 중구 소재 케이뱅크 본사 전경 사진케이뱅크
서울 중구 소재 케이뱅크 본사 전경 [사진=케이뱅크]

IPO '삼수생' 케이뱅크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글로벌로지스에 이어 DN솔루션즈까지 2분기 IPO시장 '대어'들이 연이어 상장을 철회하면서 IPO시장 냉각이 예고됐기 때문이다. 재무적 투자자(FI)와 맺은 계약이 걸려 있어 상장 철회도 쉽지 않은 만큼 상장을 둘러싼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지난 3월 이사회에서 IPO 재추진 안건을 의결하고 올해 세 번째 상장 시도를 앞두고 있다. 구체적인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으나 기존에 받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 효력이 올해 2월 만료되면서 원점부터 상장을 재추진해야 하는 만큼 상장 시점은 일러야 하반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케이뱅크는 IPO 시장에서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지 못하며 상장에 나섰지만 거듭 고배를 마셨다. 2022년 처음 상장 계획을 철회한 후 지난해 10월에 재도전했으나 수요예측 진행 후 다시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대표주관사를 2022년 NH투자증권, 씨티증권, JP모건에서 2024년 KB증권, NH투자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로 변경하기도 했다.

케이뱅크는 실적 개선을 앞세우고 있다. 지난해 당기순이익 1281억원을 기록해 직전 연도인 2023년 순이익 128억원 대비 10배가량 실적이 성장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890만명, 주간활성이용자수(WAU)는 1360만명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트래픽을 달성했다. 이와 함께 기존에 약점으로 지적됐던 가상자산거래소 업비트에 대한 실적 의존도도 낮아졌다.

그러나 올해 IPO시장에서 대어로 꼽혔던 LG CNS의 상장 후 주가 흐름이 부진하고 최근 DN솔루션즈와 롯데글로벌로지스가 연달아 수요예측에 실패하고 상장을 철회하는 등 이번에도 제 몸값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미국 행정부 관세 정책의 파장으로 가상자산을 비롯한 금융 자산에 변동성이 커진 점도 변수다.

상장을 미루기도 여의치 않다. FI와 약속한 상장 기한이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케이뱅크 최대주주인 BC카드는 2021년 7월 1조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며 투자금 7250억원을 유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 베인캐피털 등 FI와 상장을 조건으로 조기상환 청구권(콜옵션)을 보장하고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 조항을 걸었다. 약속된 기한인 내년 7월까지 상장하지 못하면 BC카드는 FI 지분을 인수하거나 제3자 매각을 진행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는 상장 시기를 FI와 다시 조율할 수도 있다. DN솔루션즈는 2022년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한투PE), KB인베스트먼트 등 FI와 올해 1월까지 상장하기로 약속했으나 협상을 통해 연기했고, 지난달 상장 연기에도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FI와 풋옵션 계약이 체결되어 있었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롯데그룹이 지분을 재인수할 예정이다. 

케이뱅크는 상장을 완주하기 위해 시장 친화적인 공모 구조를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가를 낮추는 것이 대표적인 방안이다. 1분기 상장한 서울보증보험은 전량 구주매출인 공모 구조 등으로 논란이 있었으나 공모가 희망범위를 기존 3만9500∼5만1800원에서 2만6000~3만1800원으로 낮추고 배당률을 높이는 방식으로 시장을 설득하는 데 성공했다.

케이뱅크는 "아직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하지 않았으며 구체적인 상장 일정이 잡히지 않은 상황"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시간이 있기 때문에 종합적으로 상황을 고려해 상장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