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M&A 재시동] 120조 '사운드' 시장 정조준··· JY 다음 타깃에 이목 집중

  • 대형 M&A 신호탄 해석··· AI반도체, 로봇 등 사업 확대 기대감

사진하만
[사진=하만]

삼성전자가 역대 최대 규모였던 하만 인수합병(M&A) 이후 9년 만에 추가로 럭셔리 브랜드를 사들이면서 향후 120조원 규모로 커질 오디오 시장을 정조준했다.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부문과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도 기대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다음 M&A 행보에도 이목이 쏠린다. 반도체 등 주력 사업 부진 속에 미래 먹거리 창출·육성이 시급한 상황이라 어느 분야에 파종할지 주목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자회사 하만을 통해 미국 마시모의 오디오 사업부를 3억5000만 달러(약 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바워스앤윌킨스(B&W) 등 프리미엄 오디오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기업이다. 

이번 계약이 수조 원대 빅딜은 아니지만 삼성전자의 오디오 사업 경쟁력 강화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스페리컬 인사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홈 오디오 시장은 2021년 253억2000만 달러(약 36조원)에서 2030년 820억7000만 달러(약 119조원)로 연평균 10.75%씩 급성장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이렇다 할 대형 M&A 거래가 없었다. 시장에서는 이번 건을 계기로 삼성전자가 로봇과 생성형 인공지능(AI), 디지털 헬스케어 등 차세대 핵심 플랫폼 기술을 중심으로 후속 M&A에 나설 가능성을 제기한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하만의 이번 (마시모) 인수는 앞으로 오디오 사업을 지속적으로 육성해 나가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며 "다만 오디오를 삼성의 주력 사업으로 보기는 어려운 만큼 추후 AI 등 다른 분야에서도 M&A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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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장이 '포스트 하만'으로 어떤 분야를 점찍을지에 재계 이목이 쏠린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 수년간 AI, 로봇, 전장, 통신, 헬스케어 등 스타트업과 전문 기업을 다수 인수하며 사업 영역 확대를 꾀했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말에는 2674억원을 들여 로봇 전문기업 레인보우로보틱스 지분을 기존 14.71%에서 35%로 늘리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지난해 7월에는 온디바이스 AI와 결합해 차별화된 개인화 AI 경험을 제공한다는 목표하에 세계 최고 수준의 '지식 그래프' 기술을 보유한 영국 스타트업 옥스퍼드 시멘틱 테크놀로지스(OST) 인수 계약을 맺었다. 같은 해 5월에는 산부인과 초음파 진단 리포팅 기술을 보유한 프랑스 AI 개발 스타트업을 사들였고 미국 DNA 분석 장비 기업 엘리먼트 바이오사이언스에도 지분 투자를 했다. 반도체 기업 추가 인수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가능성도 있다. 

이병훈 포항공대 교수는 마시모 인수에 대해 "이 회장이 주도해 사들인 회사 하만이 오디오 사업을 통해 이익을 내고 있는 상황이라 전략적으로 사업 확대를 꾀한 것"이라고 평가하며 "새로운 사업 확장 등 반등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라  AI반도체 등 다양한 M&A를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한편 하만은 이 회장이 2016년 등기이사에 복귀한 뒤 처음 단행한 대형 M&A 사례다.  이후 △2021년 사바리(자동차·사물통신) △2022년 아포테스라(증강현실), 카레시스(모빌리티) △2023년 플럭스(소프트웨어)·룬(오디오 플랫폼) 등을 품에 안으며 오디오와 전장 사업 간 시너지 창출에 주력해 왔다. 

양대 축인 반도체와 세트 사업이 주춤한 가운데 하만은 꾸준한 실적 개선으로 효자 노릇도 톡톡히 했다. 2023년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올해 1분기 매출 3조4000억원, 영업이익 300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2%, 25% 성장했다. 특히 하만은 이 회장이 직접 챙기는 전장 사업의 핵심 플레이어 중 하나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 디바이스경험(DX) 부문 산하 전장사업팀 명칭을 '하만협력팀'으로 변경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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