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 정국으로 최근 세종시에 이어 청주 등 충북 일대의 주택 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세종 인접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격이 상승하고 매매 거래량도 늘면서 준신축 단지 등의 실거래가와 호가 모두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대통령실 이전 등의 기대감이 세종시를 비롯해 도시 인프라와 기능을 일부 공유하는 청주시 일대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관측이다.
12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주시의 아파트 매매 거래 건수는 3월 1324건을 기록했다. 이는 1월 거래 건수(794건) 대비 67%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청주의 주택 가격 상승으로 충북 일대 집값도 이달 들어 빠르게 상승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5월 첫째 주 전국에서 아파트값이 상승한 지역은 서울(0.08%)과 세종(0.4%), 충북(0.05%) 단 3곳 뿐이었다. 충북의 경우 전 주인 4월 넷째주 0.07% 하락했으나 일주일 새 상승 전환했다.
특히 세종시와 인접한 청주 흥덕구 집값 변동이 두드러진다. 4월 넷째주 0.2% 하락에서 5월 첫째주 0.19% 상승으로 급반등하면서 같은 기간 서울 전체 평균(0.08%)은 물론 강남4구(0.14%) 상승률을 웃돌았다. 서초구(0.19%)와 맞먹는 상승률이다. 월별 아파트 거래량도 1월 275건에서 3월 451건, 4월 역시 거래 신고 기한이 20여일 남아있음에도 거래 건수가 4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최근 흥덕구 송절동 테크노폴리스 일대 준신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매 호가가 오르고 실거래가 일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근 청주에는 이차전지와 반도체 산업에 대규모 투자 등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청주테크노폴리스 내 지웰아파트는 이달 7일 전용 84㎡ 매물이 기존 최고가 대비 3000만원이나 오른 4억6500만원에 거래되며 올해 자체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달 같은 단지에서 동일 평형이 1700만원 오르며 최고가를 갈아치운 지 불과 4일 만에 신고가를 다시 쓴 것이다.
테크노폴리스 내 우방아이유쉘2단지도 1700만원이 상승한 4억1200만원에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4월 청약에 들어간 ‘청주테크노폴리스 아테라 2차’는 1순위 청약에서 평균 109대 1의 경쟁률을 보인 바 있다.
송절동 내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청주는 세종과는 다른 시장이지만 흥덕구 등 인접지의 경우 세종 관련 호재 영향을 가장 민감하게 받는 지역 중 한 곳”이라며 “아직 청주 전체로 볼 때는 매수세 등이 세종 만큼은 아니지만 테크노폴리스 등 실수요 선호 지역의 경우는 이미 호가가 조금씩 상승하면서 실거래가도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대통령실 이전 등 잇단 정치권 대선 공약과 전셋값 상승이 맞물리며 급등세를 보인 세종시 사례가 청주에서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세종시 아파트 가격은 5월 첫째 주 기준 전주 대비 0.4% 상승했다. 4월 셋째 주 기준 0.23% 상승률을 기록한 후 2주 연속 0.4%대 수준의 상승률을 이어가는 상황이다. 전세 가격도 집값 상승을 주도한 도담동 등을 중심으로 0.14%의 상승세를 보였다.
이달 충북과 청주 일대의 전세 가격도 변동폭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충북은 5월 첫째주 전세가격 상승률이 0.03%로 지방 8개도 중 가장 높았다. 특히 청주 흥덕구의 경우 4월 말 보합 수준(0.01%)에서 5월 첫째 주에는 0.14%의 전셋값 상승률을 보였다.
양지영 신한투자증권 자산관리컨설팅부 팀장은 “청주의 경우 도시 기능에서 세종시 보조적 역할을 하는 곳으로 세종천도론에서 일정 수혜를 받을 것이라는 기대감과 최근 선호지역 주택 희소로 인해 일부 지역으로 최근 가격 상승세가 옮겨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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