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과 중국이 무역 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등 미중 무역전쟁이 90일간 잠정 '휴전'에 돌입한 가운데,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관세 인하 효과를 감안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속속 상향 조정하고 있다.
14일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률을 기존의 4%에서 4.6%로 올려 잡았다. 내년 성장률도 기존의 3.5%에서 3.8%로 상향 조정했다.
골드만삭스는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하로 중국이 부양책 부담을 덜었다며 올해 중국이 4분기 한 차례 금리를 10bp(1bp=0.01%포인트) 인하하는 데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골드만삭스는 원래는 중국이 3, 4분기 각 10bp씩 총 두 차례에 금리를 인하할 것으로 관측했다. 중국은 이달 기존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을 10bp 내리며 올들어 첫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관세 인하로 기업들이 수출을 앞당길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의 단기 국내총생산(GDP)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로빈 싱 모건스탠리 중국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2분기 GDP가 기존 예상치인 4.5%를 상회하고, 3분기에도 예상보다 높은 4%대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며 올해 중국 연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8%로 높여 잡았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도 미·중간 관세 인하 효과로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3.4%에서 3.7~4%로 상향 조정했다. UBS는 이로써 원래 3분기 초로 예상했던 추가 재정 부양책 도입 시기도 더 늦어질 수 있으며, 부양 강도도 더 완화할 수 있다고 관측했다.
노무라 증권도 고율관세로 그동안 억눌렸던 수출물량이 이번 관세 이하로 급격히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며 2분기 GDP 전망치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증시에도 ‘낙관론’이 이어졌다. 노무라는 중국 증시를 '전략적 비중 확대(tactical overweight)'로 상향하고, 인도 증시 비중 일부를 줄여 중국으로 재배분할 것을 권했다. 씨티그룹은 항셍지수의 연말 목표치를 2만5000으로 상향 조정하고, 내년 상반기에는 2만6000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일각에선 신중론도 나온다. 게리 응 나티시스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90일간의 관세 완화는 '일시 휴전'에 불과하다"며 "양국 간 신뢰 붕괴가 심각한 만큼 실제 합의로 이어지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로빈 싱 이코노미스트도 “미중 양국이 잠재적으로 합의에 도달하기까지 문턱이 높아 90일 이상이 걸릴 수 있다”며 추가 관세 부과 가능성도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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