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선언한 버핏 "나이 먹으면 되돌릴 수 없어…후계자 능력 뛰어나"

  • WSJ 인터뷰…후계자와 업무 수행 속도 차이 느껴

  • "투자 판단력 60년 전과 동일…여전히 유용한 존재"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 사진AP연합뉴스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CEO [사진=AP·연합뉴스]
워런 버핏(94)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가 은퇴를 결심한 배경에 대한 자신이 늙었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버핏 회장은 14일(현지시간) 공개된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전화 인터뷰에서 "나는 90세가 될 때까지는 뭔가 이상한 이유로 나이가 들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나이가 들기 시작하면 이는 정말로 되돌릴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은퇴를 발표했다. 
 
버핏 회장은 "내가 나이가 들어가는 그날을 어떻게 알겠는가"라며 다만 시간이 갈수록 점차 균형을 잃거나 사람들의 이름을 떠올리는 데 애를 먹고, 신문의 글자가 흐릿해지는 등의 경험을 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후계자인 그레그 에이블 버크셔 비보험 부문 부회장(63)의 업무 수행 속도가 자신을 앞서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 버핏 회장은 "그가 10시간 동안 해낼 수 있는 일의 양과 내가 10시간 동안 해낼 수 있는 양 사이의 차이는 점점 더 극명해졌다"면서 "일을 해내는 데 훨씬 더 효과적이었고 다양한 방식으로 뛰어났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레그를 그 자리에 앉히지 않는 것은 불공평한 일이었다"면서 "버크셔가 그레그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더 좋다"고 덧붙였다.
 
그간 월가에서는 버핏 회장이 사망할 때까지 버크셔의 CEO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버핏은 자신이 평생 버크셔 CEO를 할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CEO라는 직책을 맡는 데 있어 제가 다른 누구보다 더 유용하다고 생각하는 한 CEO로 남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그 기간이 이렇게 길어진 것은 나에게 놀라웠다“고 말했다.
 
버핏 회장은 CEO 자리에서 은퇴해도 매일 출근해 계속 일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매일 기분이 좋다는 점에서 내 건강은 괜찮다"며 "(은퇴를 하더라도) 집에 앉아서 드라마만 볼 생각은 없다"고 했다.
 
또 버핏 회장은 나이가 들면서 몇 가지 능력이 둔화된 것은 인정했지만, 여전히 투자자로서 가장 소중하고 드문 재능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핏 회장은 "20년 전이든, 40년 전이든, 60년 전이든 결정했던 일에 대해 지금도 문제없이 결정을 내릴 수 있다"며 "시장이 공황에 빠지면 가격이 떨어지고 모두가 두려워하겠지만, 나는 겁먹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런 면에서 나는 여전히 유용한 존재"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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