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마니아 대선, 친유럽 후보 극적 승리…친트럼프·극우 후보 꺾어

  •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 당선

  • 1차 투표 20%p 완패…결선서 8%p 승리

니쿠쇼르 단 부카레스트 시장이 19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카레스트에서 첫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니쿠쇼르 단 부쿠레슈티 시장이 19일(현지시간)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첫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된 후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18일(현지시간) 열린 동유럽 루마니아 대통령 선거에서 친 유럽연합(EU) 성향 후보인 니쿠쇼르 단(55) 부쿠레슈티 시장이 친트럼프·민족주의 극우 성향 후보를 꺾고 승리했다.
 
AP,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친유럽 성향의 단 후보는 18일 열린 대선 결선투표에서 개표율 99% 기준으로 54.1%를 얻어, 45.9%를 얻은 극우 민족주의 성향의 제1야당 결속동맹(AUR) 대표인 제오르제 시미온(38) 후보를 8.2%포인트 차로 제치고 승리를 확정 지었다.
 
루마니아는 총리가 행정 실권을 가지는 이원집정부제 국가로, 대통령은 외교·국방을 책임진다. 대통령 임기는 5년이며, 한 차례 연임이 가능하다. 대통령은 총리 후보를 지명하고 의회의 동의를 받아 임명하는 권한을 가진다.
 
이번 대선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였다. 1차 투표에서 시미온 후보는 41%의 득표율로 21%에 그친 단 후보를 크게 앞섰다. 많은 여론조사에서도 시미온 후보의 승리가 유력했지만, 결선투표에서는 64%에 달하는 높은 투표율이 단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1차 투표 당시 투표율은 53%에 불과했다. 앞서 전문가들은 결선투표를 앞두고 투표율이 높을수록 단 후보에게 유리할 것으로 전망했다.
 
단 당선자는 언론에 "선거는 정치인들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위한 것"이라며 "루마니아 국민의 공동체가 선거에서 승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루마니아가 어려운 시기를 겪을 때 루마니아 사회가 보여준 오늘의 힘을 떠올리자"고 강조했다.
 
그는 수학자 출신으로 부동산 불법 개발에 반대하는 시민운동으로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 이번 대선에는 무소속으로 출마해 반부패, 투명성 강화, 디지털 행정 개혁, 친유럽 노선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시미온 후보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군사 지원을 중단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트럼프 대통령의 구호인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를 본떠 '루마니아를 다시 위대하게'를 선거 슬로건으로 내세웠다.
 
이번 루마니아 대선 결과는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에서 러시아에 맞서 EU 결속을 강화하려는 흐름에 중요한 전환점으로 평가된다. 이번 결과로 유럽은 루마니아의 이탈을 막고 결속을 강화할 토대를 다질 수 있게 됐다.
 
가디언에 따르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단 당선자와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며 "거듭된 조작 시도에도 불구하고 루마니아 국민이 민주주의, 법치주의 그리고 EU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역사적인 승리"라며 "우크라이나 입장에서는 루마니아가 신뢰할 만한 파트너가 된다는 것이 중요하다. 우크라이나는 루마니아에 신뢰를 주겠다"고 밝혔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자유 루마니아 국민 만세"라고 했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은 "루마니아 국민이 강력한 유럽 안에서 개방된 루마니아의 번영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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