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그의 측근을 인용해 "위대한 소련·러시아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숨졌다"며 "영결식과 장례식 날짜와 장소는 추후 발표될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 통신은 "그리고로비치가 20세기 최고 안무가 중 한 명으로 꼽혔다"고 전했다.
그리고로비치는 1927년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나 레닌그라드 발레학교를 졸업하고 1946년 키로프 아카데미 오페라 발레 극장(현 마린스키 극장) 발레단에 입단해 1961년까지 발레리노로 활약했다. 1961년부터 1964년까지는 이 극장의 안무가를 지내기도 했다.
대표작으로는 '이반 뇌제', '호두까기 인형', '스파르타쿠스', '로미오와 줄리엣', '잠자는 숲속의 공주', '석화' 등이 있다.
1995년 경영진과 불화로 그리고로비치가 볼쇼이극장을 떠났을 때는 이 극장 200여년 역사상 최초로 무용수 파업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후 그리고로비치는 크라스노다르에서 자신의 이름을 건 발레극장의 예술감독을 지내다가 2008년 볼쇼이로 돌아와 올해까지 안무가 겸 발레 연출가로 활동했다.
1973년 소련 인민예술가로 선정됐고 1986년에는 사회주의 노동영웅 칭호를 받는 등 러시아 안팎에서 60개 이상의 상을 받았다.
그리고로비치가 아끼던 무용수 중 한 명인 유리 블라디미로프도 이날 83세로 세상을 떠났다. 볼쇼이극장에서 활약한 블라디미로프는 그리고로비치의 발레 이반 뇌제에서 이반 뇌제 역 등을 맡았고 1987년 소련 인민예술가로 선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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