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텔레콤의 유심 교체 건수가 해킹 사태 여파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일 교체 인원은 33만명에 달했으며, SKT에서 타 통신사로의 번호이동도 하루 1만명대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SKT는 20일 서울 을지로 삼화타워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19일 기준 일일 유심 교체 인원은 33만명, 누적 교체 인원은 252만명”이라며 “무상 유심 교체 시행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김희섭 SKT PR센터장은 “고객 안내를 확대하고, 대리점과 임직원이 현장 지원에 나선 결과”라며 “유심 물량 확보에 맞춰 교체 속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심 교체 수요가 급증한 배경엔 정부 민관합동조사단의 2차 조사 결과도 작용했다. 조사단은 통합고객인증 서버와 연동된 두 대의 서버가 악성코드에 감염됐으며, 이곳에 29만건이 넘는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와 개인정보가 저장돼 있었다고 발표했다. 개인정보위도 해당 서버에 238개 항목의 민감 정보가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유출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던 IMEI의 유출 가능성이 처음 제기되며 고객 불안이 확산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SKT는 IMEI 유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류정환 네트워크인프라센터장은 “망 운영 데이터와 경찰청 자료 등을 종합 분석한 결과 유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복제폰 사용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비정상 인증 차단 시스템(FDS)을 통해 사전 차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SKT는 현재 5월 중순까지 500만개, 6월에는 577만개, 7월에도 500만개의 유심을 확보해 교체 작업을 이어갈 계획이다.
한편 해킹 사건 이후 SKT에서 KT, LG유플러스 등으로 이동한 가입자는 줄었지만 여전히 하루 1만명 이상이 이탈하고 있다. 1일 3만8000명 수준까지 치솟았던 번호이동 건수는 점차 감소해 19일 기준 1만1498명을 기록했다.
임봉호 SKT MVO사업부장은 “이탈 규모는 초기보다 줄었지만 평소보다 여전히 많은 수준”이라며 “최근 유심 보호 서비스에 이어 FDS 시스템도 업그레이드해 불법 복제폰 피해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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