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진우 전 수도방위사령관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3차 청문회에서 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0일 국방부에 따르면 이 전 사령관은 이날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진행된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과 문상호 전 국군정보사령관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대통령이 발로 차고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 끄집어내라고 해서 정상이 아니라고 생각했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윤 전 대통령이 '본회의장 가서 4명이 1명씩 들고 나오면 되지 않느냐'고 한 말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가 부관이 알려줘서 기억났다"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이 '의원'이라는 말은 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그동안 이 전 사령관은 국회 청문회와 헌법재판소 탄핵 심판 등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이같은 지시를 받았는지에 대해선 증언은 거부했다. 계엄 사태 이후 약 반년 만에 지시를 받은 사실이 있다고 증언한 것이다.
앞서 부관 오상배 대위도 지난 12일 증인으로 출석해 "윤 전 대통령이 비화폰으로 이 전 사령관에게 본회의장에 들어가서 4명이 1명씩 들쳐업고 나와라, 총을 쏴서라도 문을 부수고 들어가라" 같은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군검찰은 이날 이 전 사령관이 지난해 12월 2일 포털사이트에 '문을 열거나 부수는 데 사용하는 도구', '대통령이 국회 해산권 있나요' 등을 검색한 기록 등을 근거로 미리 계엄 계획을 알았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에 이 전 사령관은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이 (시국 상황이) 걱정된다고 해서 저도 상상의 나래를 폈던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 전 사령관은 계엄 선포 이전 윤 전 대통령이 군 장성과 모임에서 '비상대권'이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본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 전 사령관은 지난해 11월 9일 국방부장관 공관 모임에서 윤 전 대통령이 있는 가운데 선관위 등 병력 출동 장소가 이미 거론됐다는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 주장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그는 "당시 대통령은 굉장히 빨리 마시고 취했고, 정상적으로 앉기 어렵게 되니 불편한 마음도 있었던 거 같다"며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는데, 부정선거 얘기는 좀 있었지만 확보해야 할 특정 장소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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