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관리 지금도 힘든데…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은행들 '한숨'

  • 올들어 5대 은행서만 가계대출 12조 증가…금융당국, 월별·분기별 관리

  • 부동산 시장 '꿈틀'…스트레스 DSR 3단계 전후로 여신심사 강화 가능성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은행에 붙어 있는 주택담보대출 상품 현수막 [사진=연합뉴스]
이번 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제기되자, 은행들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현재도 가계대출 수요는 늘고 있지만, 금융당국이 그 증가세를 강하게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향후 은행의 대출 심사도 더욱 강화될 수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29일 예정된 금통위에서 기준금리가 연 2.50%로 0.25%포인트 인하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달에는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금리가 동결됐지만, 최근 환율이 안정되며 금리 인하 여력이 생겼기 때문이다.

기준금리가 내려가면 가계대출 관리를 부담스러워하는 은행권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토지거래허가제 해제에 따른 후폭풍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수요가 최근 다시 늘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국내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작년 말 대비 8조9498억 원 증가했다. 이달 들어 15일까지 늘어난 가계대출 잔액이 2조8979억 원인 점을 고려하면, 올해에만 가계대출이 약 12조 원 증가한 셈이다. 금융당국이 월별·분기별로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하고 있지만, 효과는 제한적이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향후 가계대출 수요가 더욱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출금리 역시 추가로 내릴 수밖에 없는 데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주택 거래 심리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달 19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13% 상승했다.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 시작된 신고가 행진은 마포구, 강동구 등으로 확산됐고, 이달 중순부터는 노원·도봉·강북구 등에서도 매수세가 강해지는 분위기다. 여기에 오는 7월 시행 예정인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로 가계별 대출 한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막차 수요’까지 몰려 가계대출이 큰 폭으로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가계대출 증가세가 관리 가능한 범위 내에 있다”면서도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과 하반기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 영향 등으로 인해 대출 증가세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앞으로 은행들이 대출 심사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당국이 예대금리차와 가계대출 잔액 증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어, 은행들이 활용할 수 있는 정책 수단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출 계약 후 실행까지의 시차를 고려하면,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을 앞둔 현시점부터 대비할 필요가 있다”며 “금융당국이 여신심사기준을 통한 가계대출 관리를 강조하고 있는 만큼, 대출 문턱이 더욱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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