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이 무너진다] 시한폭탄된 서민·中企 부채…지방 금융권에도 '경고등'

  • 지방권 생산 지표 최대 12% 하락…소매·수출 7~19% 감소

  • 상호금융·저축銀 수익성·건전성도 악화…연쇄 부실 우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면서 지방 경제가 내리막을 걷고 있다. 지방의 생산과 소비 등 주요 경제 지표는 뒷걸음질쳤고, 지방 중소기업 연체율도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자연스레 지방을 거점으로 둔 상호금융·저축은행의 건전성도 함께 악화되면서 지방 금융권 전반에 경고등이 켜졌다.

27일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1분기 지역경제동향에 따르면 지방의 생산·소매판매·수출 지표 대부분이 사실상 역성장했다. 강원·대구·부산 지역은 경기 침체로 전반적인 생산 능력이 하락하며 1년 전보다 최대 12.2%까지 감소했다. 제주·대전 지역의 소매판매는 각각 7%, 2.9% 하락했고, 전남·대구·광주는 수출 지표가 각각 19.3%, 16.6%, 10.8% 떨어졌다.

지역 경제가 큰 타격을 받으면서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해 8월 기준 제주도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1.25%로 2년 전 대비 약 6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구는 0.91%로 1.9배, 부산은 0.54%로 3배 높아졌다. 수출 둔화와 내수 위축으로 매출 기반이 약화된 중소기업이 대출 이자를 감당하지 못해 연체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경제의 실핏줄 역할을 하는 중소기업이 무너지면서 상호금융과 저축은행의 수익성도 훼손됐다. 지난해 말 경남 139개 농축협 조합 중 14곳이, 경북 지역은 148개 중 10곳이 적자를 냈다. 고령성주축협의 당기순손실은 1억3300만원에서 33억원으로 손실 규모가 30배 커졌다. 구미칠곡축산농협은 14억1000만원에서 108억9500만원의 손실로, 달성축산농협은 7억4600만원에서 71억6600만원의 적자로 전환됐다.

원리금 상환이 연체돼 떼일 가능성이 큰 부실채권의 비율도 지방 거점 저축은행 위주로 높았다. 작년 말 기준 부산·경남권 저축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14.61%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그 뒤를 △대구·경북·강원(14.25%) △대전·충남·충북(13.81%) △광주·전남·전북·제주(13.48%)가 이었다. 반면, 서울(11.32%)과 인천·경기권(12.18%) 등 수도권 지역은 비수도권 대비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

상황이 이렇자 실제 회수가 불가능해 손실 처리된 대출이 속출하고 있다. 올해 2~4월 새고성농협(1억7600만원), 거창축협(34억5800만원), 거제축산농협(5억원)은 거래업체 부도, 사업 악화에 따른 채무불이행 영향으로 부실대출이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거제축산농협은 지난 1월에도 경기 하락에 따른 거래업체 사업 악화로 인한 채무불이행으로 각각 5억원과 7억7300만원의 부실대출이 발생했다.

상호금융권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의 여파로 부실대출이 늘어난 데다 지역 경기가 부진을 겪으면서 지방 금융사의 연쇄 부실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지방 위기의 근본 원인은 인구 감소와 산업 구조의 취약성인데, 이를 해결하지 못하면 지방 금융권의 안정성도 확보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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